[한경속보]올해 노벨경제학 수상자가 영국 정부의 강도높은 긴축안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일자리 축소는 결국 경제를 장기간 빈곤의 늪에 빠뜨릴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18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영국 런던정경대(LSE) 교수는 최근 옵저버와의 인터뷰에서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이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재정 긴축안은 많은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밝혔다.

피사리데스 교수는 “전면적인 긴축은 많은 이들을 실업자로 전락시킬 것이며 복지 지원마저 동시에 삭감한다면 실업자를 빈곤에 빠뜨리고 이들을 다시 고용 대열로 합류시키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게 된다”고 설명했다.그는 “정부는 공공부문을 개혁하는 과정에서 자본시장의 불확실성을 야기시킬 우려가 있다”며 “위험성 많은 긴축안은 이 나라의 경제를 오랫동안 빈곤과 환멸에 빠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피사리데스 교수는 또 재정적자를 줄이는 데 급급해 이를 급하게 추진하기 보다는 무엇을,어떻게,언제 개혁할 것인지부터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충고했다.경제예측기관인 언스트앤영 아이템클럽 역시 이날 보고서를 내고 “영국 정부의 긴축안은 너무 과하며 너무 이른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피사리데스 교수는 실업문제와 노동시장 이론,노동시장 정책 분야 전문가로 명성이 높은 경제학자다.세계은행과 영란은행,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 노동정책 컨설턴트를 역임했으며 최근 들어서는 성장과 구조적인 변화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보수당과 자유민주당 연립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재정감축 강행은 곳곳에서 역풍을 맞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야당인 노동당의 앨런 존슨 신임 예비내각 재무장관은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시절보다 더 심하며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노동계도 연대 총파업을 결의했으며 영국 공인인력개발연구소(CIPD) 조사 결과 공무원의 49%가 “필요하면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답하는 등 국민 여론도 좋지 않다.

영국 정부는 긴축예산으로 재정적자를 2015년 1130억파운드(약 205조6000억원)까지 절감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요구하는 국내총생산(GDP)의 3% 선보다도 낮은 2.1%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