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과 2인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파키스탄 북서부 지역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방송 CNN이 18일 보도했다.

CNN은 익명을 요구하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이 두 사람이 함께 있지는 않지만 가까운 곳에 있는 각자의 집에서 은신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그는 이 두 사람이 현지인들과 파키스탄 정보요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비교적 안락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동안 파키스탄은 자국이 알-카에다 요원들을 보호하고 있다는 외부의 주장을 계속해서 부인해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몇 년동안 빈 라덴이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은 북서부 지역 치트랄 산악지대부터 아프가니스탄 토라 보라 인근 쿠람 지역에 이른다.

특히 토라 보라는 지난 2001년 아프간 전쟁 개전 당시 탈레반 세력의 주요 근거지들 중 하나였다.

빈 라덴은 2001년 말 미국의 급습을 피해 이 지역을 빠져나왔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관계자는 또 탈레반 지도자 물라 오마르가 지난 몇 달동안 파키스탄 도시 퀘타와 카라치 사이를 이동했다는 미국의 추측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CNN은 이 관계자가 제시한 전망은 지금까지 공개됐던 사실보다 암울하다고 보도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군사공격에도 불구하고 반란군의 인력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아프간-파키스탄 국경지역에 거주하는 15-25세 청년들 가운데 형성된 불만세력의 규모가 대략 50만-100만명일 것으로 군 내부는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이 파슈툰족에 속하는 이들은 탈레반 이념보다는 경제적인 목적 때문에 테러를 감행한다.

따라서 이들을 통제하고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아프간 정부가 경제적 발전과 고용, 안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이 관계자는 주장했다.

또한 물라 오마르가 이끄는 '퀘타 슈라'를 비롯한 탈레반 집단들이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이 3만명에 이르고, 마약 및 인신 매매 등 대규모 범죄조직이 반란군과 긴밀히 연결돼 있어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