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해도 주가가 뛰고 있는 이상한(?) 상장사가 있다. 통상 상장사가 유증을 하면 신주가 발행되는 만큼 주식수가 늘어나 주주가치가 훼손된다. 발행주식수보다 훨씬 많은 신주를 발행할 경우 부작용은 더 크기 마련이다.

그런데 부동산관련 개발시행사인 골든나래리츠는 지난 7월말 당시 발행주식수(290만주) 대비 37%(690만주)를 초과하는 대규모 유증을 결정했는데도 오히려 주가는 빠지지 않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 8월말 당시 유증 청약률도 61%를 기록, 현금 약 253억원을 끌어모아 사실상 증자에 성공했다. 이후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장내에서 보유주식을 더 늘려 경영권을 강화시켜 나가고 있다.

19일 골든나래리츠는 최대주주가 기존 에스아이디앤에스(유상증자 전 보유지분 17.2%), 지엔홀딩스(17.2%)에서 에스아이디앤에스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에스아이디앤에스는 지난 15일과 18일 2거래일 동안 골든나래리츠의 주식 약 80만주를 장내에서 더 매입, 보유지분을 15%로 끌어올렸다. 지난달까지 공동 최대주주였던 지엔홀딩스는 유증 이후 발행주식수가 급증하면서 보유지분이 17%대에서 9.3%로 줄어든 상태다.

이렇게 최대주주가 장내에서 주식을 사들이면서 골든나래리츠의 주가는 지난 15일 한 차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이틀 연속 급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최대주주가 애초 유증에 참여해 싼 가격(유증가 1만300원)으로 지분을 늘릴 수도 있었는데 장내에서 더 비싼(1만2000~1만4000원선) 가격에 지분을 사 향후 개발사업에 대한 대주주의 자신감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골든나래리츠는 이에 앞서 대규모 유증을 실시한 7월말 이후 지금까지 주가가 급락하기는 커녕 계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증 당시 1만2000원에서 거래되던 것이 1만4000원~1만6000원대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규모로 진행되는 유증은 향후 물량 부담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떨어지기 마련이나, 골든나래리츠의 경우 부동산투자 업체이고, 이 회사가 증자로 끌어모은 돈을 가지고 어떤 개발사업에 투자할 지 여부가 투자자들에게 더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골든나래리츠는 최근 투자설명서를 통해 '경상남도 거제 주상복합 개발사업'과 '경기도 가평 콘도미니엄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증자로 모은 돈을 가지고 이 곳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7월말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확정된 '가평 콘도미니엄 및 워터파크 개발사업'은 제1차 사업인 콘도니미엄 개발사업과 제2차 사업인 워터파크 개발사업으로 구분해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다수의 기관 및 개인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확보해 대상 부동산을 취득한 뒤 취득 부동산의 개발, 운용(분양, 임대, 관리, 처분)을 통해 투자자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투자수익을 제공하는 업체다. 지난 5월3일 부동산 개발업체로는 국내 최초로 증시에 상장했다.

한경닷컴 정현영/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