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지도를 펴보세요. 국제경제의 강자로 급부상하는 중국과 가장 가까운 대도시가 바로 인천입니다. '대한민국의 심장,경제수도 인천'을 반드시 실현하겠습니다. "

송영길 인천시장(47)은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 2500만명에 이르는 수도권 인구를 배후에 두고 있어 경제수도가 될 만한 잠재력과 미래가치가 충분하다"며 이 같은 비전을 제시했다.

송 시장이 최근 발표한 '2014 비전과 실천전략'은 인천을 경제수도로 키우기 위한 정책방향과 구체적인 액션플랜(실천계획)을 담은 밑그림이다. 취임 후 석 달 동안 고민한 끝에 인천의 장기비전을 구체화한 야심작으로 평가된다. 그는 "인천을 기업과 인재,물류가 모여들어 경제 · 사회 전반에 활력이 넘치는 도시로 탈바꿈시켜 수도권과 국가 경제발전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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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서울을 지근거리에 두고 인천을 경제수도로 키우겠다는 송 시장의 발칙한(?) 구상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입지여건이다. 세계 최대의 생산 · 소비시장으로 '세계경제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과 교류할 수 있는 길목에 인천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의 내수확대 정책에 대응해 저비용(중국)과 기술력(한국 · 일본)을 접목시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경제적 입지(제조업 중심 산업기반)까지 갖췄다.

세계 경제가 뉴욕권,도쿄 · 요코하마권,베이징 · 톈진권,상하이권 등 도시경제권(메가폴리스)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인천이 수도권 경제의 관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배어 있다.

인천은 특히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물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5년 연속 서비스 부문 세계 1위에 오른 인천공항은 이미 명실상부한 '동북아 허브'로 자리잡았고,인천항 역시 2013년 6선석 규모의 신항(1단계)이 완공되면 부산에 버금가는 허브항만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 서해안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제1 · 2 · 3 경인고속도로,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인천공항고속도로 및 철도 등 사통팔달의 광역교통망을 갖춘 것도 강점이다.

여기에다 송도 · 청라 · 영종지구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을 비즈니스,정보통신,바이오,BIT(바이오 · 첨단)융합 등 신성장 산업과 물류산업 중심으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부평 · 주안 등 제조업 중심의 국가산업단지(4~6공단),중소기업이 몰려 있는 남동공단 등과 함께 동북아를 선도할 산업인프라까지 갖추게 된다.

송 시장은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세계금융 위기 여파로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잠재력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송도국제도시의 상징이 될 동북아트레이드타워(NEATT)의 공사를 조만간 재개하고 글로벌 기업 유치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종지구도 미단시티(운북레저복합단지)를 중심으로 중국인 관광 수요를 흡수하고 영종도와 청라지구를 잇는 제 3연륙교를 조기 착공해 두 곳의 개발과 투자유치 활성화를 노리겠다"고 덧붙였다.

남북 간 경제협력 강화도 송 시장의 큰 관심사다. 중국의 동북3성,연해주,러시아 · 몽골,유럽으로 이어지는 북방경제권의 통로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북한 접경지역인 강화도에 산업단지를,교동도에는 남북협력산업단지를 각각 조성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그는 "북한은 풍부한 지하자원과 저임금 숙련인력을 갖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며 "중국의 광둥-홍콩-선전처럼 정부와 협의해 인천-개성-해주를 잇는 삼각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방안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송 시장은 "소통과 융합,균형과 상생의 시장원리를 바탕으로 인천과 수도권 시민은 물론 국민 모두가 과실을 나눌 수 있는 활기 넘치는 경제수도로 인천을 변모시키겠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 없는 사업은 과감히 구조조정하는 대신 가능성 있는 사업과 정책추진에 주력해 예산 운영에도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