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천공항을 수출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어요. "

지난 19일 인천공항공사본사에서 만난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64)의 첫 마디다. 러시아 이라크 중동 동남아 국가에 인천공항의 운영노하우와 관련된 공항컨설팅 용역계약을 맺고 한창 수출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인천공항을 5년 연속 세계 최고 공항으로 이끈 이 사장은 요즘 인천공항의 '운영 노하우'를 배우려고 찾아오는 세계 주요 공항장과 공항그룹 최고경영자(CEO)들 접견,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 참석하러 오는 각국 정상들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로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상황이다.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게 더 어렵죠.세계 선진공항들의 서비스 등 소프트웨어 개발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요. 인천공항이 개항하기 직전까지 최고 공항이었던 싱가포르공항이 옛 명성을 되찾고자 인천공항을 벤치마킹할 정도니까요. 인천공항 상주기관 임직원들은 합심해서 'Lets GO! Win 6'라는 슬로건을 외치고 있어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좋습니다. "

세계 최고 공항 6연패 달성에 자신감을 내비친 이 사장은 일본과의 중국 관광객 유치전에서 승리를 장담했다.
"올 상반기 중국 여객 실적은 전년보다 27.6% 증가한 448만명으로 매년 빠르게 증가하는데,복수비자 완화로 올 하반기에는 더 늘어날 겁니다. 2012년까지 KTX를 인천공항까지 연장하고 내년에 서울역과 연장 개통돼 서울역과 용산에서도 여객터미널과 똑같이 출 · 입국 절차가 가능해지면 충분히 승산이 있죠."

내달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들을 맞이할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당장 한 달 앞으로 다가온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유치를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손님들이 인천공항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우리나라의 아름다움과 멋 그리고 역동성을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고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죠."

인천공항은 5년 연속 세계 최고 공항으로 선정됐다. 세계 공항의 서비스 수준을 한 차원 끌어 올린 공로로 세계 1700개 공항 회원사인 국제공항협의회(ACI)가 처음으로 특별상을 제정해 인천공항에 수여했다. 인천공항의 달라진 위상 덕택에 인천공항 개항 당시 벤치마킹했던 미국,영국,프랑스,네덜란드,싱가포르공항 등 선진공항들이 이젠 인천공항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다.

"운영 자율권이 적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공기업이 300여개나 되고 추구하는 가치와 목표가 달라 정부에서 획일적으로 자율권을 줄 수 없는 입장도 이해하지만 글로벌 경쟁 속에 있는 공기업엔 자율권 제한이 어느 정도 완화돼야 한다고 봅니다. 당근도 필요하거든요. 마침 인천공항은 올해 경영자율권확대시범기관으로 선정돼 새 사업 진출과 정원 5% 내에서 조직정비를 할 수 있게 된 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