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직원공제회가 최대주주인 투자일임업체 튜브투자자문사(교원나라인베스트먼트 보유지분 45%)가 최근 전환사채(CB)를 매매해 단 2주 만에 125% 가량의 놀라운 투자수익을 거뒀다.

이 투자자문사는 올해 코스닥시장의 최대 화두였던 전기차업체 CT&T의 우회상장 당시 인수합병(M&A)을 진두지휘한 곳으로 유명하다. 아울러 M&A 발표전 인수기업(CMS)과 피인수기업(CT&T) 양사에 미리 막대한 돈을 투자해놔 '내부정보 유출'이란 의혹을 받기도 했던 자문사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튜브투자자문사는 지난 7월초 교원나라벤처3호투자조합이 갖고 있던 코스닥상장업체 에스폴리텍의 CB 약 82만주(지분 5.7%, 1주당 전환가액 1820원)를 1주당 2378원에 넘겨받았다.

이 상장사는 지난 8월 삼성그룹으로 피인수될 것이란 일부 언론매체의 보도 등으로 주가가 급등세를 탔던 곳이다. 당시 에스폴리텍은 "삼성쪽에서 태양광제품에 쓰이는 EVA시트 생산라인과 기술이전을 위해 접촉해 온 것은 사실이나, 이 딜(거래)은 이미 무산됐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에스폴리텍은 M&A 이슈 이후에도 꾸준히 주가가 뛰어 1주당 2500선에서 거래되던 것이 현재 두 달 만에 5100원대를 오가고 있다.

튜브투자자문사는 바로 이때 보유 중이던 CB 중 일부인 약 27만주를 지난달 27일 보통주로 바꾼 뒤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장내에서 모두 매도(평균 4104원)해 약 125%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이 자문사가 아직까지 행사하지 않은 보유 CB(54만9000주)를 현재 주가수준에서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수익률은 약 150%에 이른다.

튜브투자자문사 관계자는 "이번에 매매한 CB는 2007년 5월께 에스폴리텍이 30억원 규모로 교원나라벤처투자조합을 대상으로 발행했던 사채"라며 "투자자들을 모아 조합을 만들어 투자했던 당시 교원나라벤처투자조합은 30억원 중 15억원 규모의 CB를 회사 측에 상환 요청해 원금과 이자를 받았고, 나머지 CB를 튜브투자자문사에 500원 가량의 프리미엄을 챙긴 뒤 넘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원나라벤처투자조합을 운영하던 교원나라인베스트먼트는 올 3월부터 튜브투자자문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 자문사와 교직원공제회는 2000년 자문사설립 당시부터 '한국교직원공제회기금 운용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인연을 맺어 왔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