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 자영업 전국 로드쇼'를 진행 중인 한경자영업지원단은 20일 포항시를 찾았다. 포항시는 인구 52만명으로 포스코 동국제강 등 철강업체 공장과 협력업체들이 포진하고 있어 세계적인 금융위기에도 지역경제가 흔들리지 않는 편이다. 시에서 활발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상인들의 단합이 잘 이뤄진 덕분에 자영업 시장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곳이 많다.

동해 최대 규모의 전통 어시장인 죽도시장은 전국 전통시장 상인들의 벤치마킹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죽도시장은 경북 일대는 물론 서울 수도권에서 주말을 이용해 회와 과메기를 즐기려는 단체 손님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탈바꿈했다. 상점가는 2007년 조성한 대흥동 일대 중앙상가 실개천거리가 유명하다.

상대동 포항문화예술회관 1층 강당에 마련된 세미나장에는 300여명의 예비 창업자와 자영업자들로 붐볐다. 상담장은 세미나장 밖과 대흥동 중앙상가 북포항우체국 앞 등 두 곳에 마련됐다. 우체국 앞 상담장에는 주로 중앙상가 상인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오후에는 20여명의 컨설턴트들이 구역을 나눠 가게를 찾아가는 방문 컨설팅이 오후 6시까지 진행됐다.

◆…스마트폰 열풍으로 인해 휴대폰 관련 용품가게를 운영하는 상인들의 컨설팅 신청이 많았다. 대흥동의 휴대폰 액세서리 전문점 '폰껍데기' 사장 윤성재씨(31)는 "제품 가짓수가 워낙 많아 매장 디스플레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상담을 요청했다. 비주얼 컨설팅업체인 초록여우의 노경희 대표는 "스마트폰 수요가 늘어나면서 액세서리 가격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데 매장 분위기는 고급스럽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 대표는 "간판 글씨체를 고급스러운 것으로 바꾸고 매장 한쪽에 스마트폰 케이스 존을 따로 마련해 골드 등 고급스러운 색상으로 구분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흥동에서 귀고리 머리핀 등 패션 액세서리 전문점 '레드아이'를 운영하는 노용빈씨(33)는 "23.1㎡(7평) 남짓한 점포에서 월 평균 4000만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 수익은 괜찮은 편이지만 고객 서비스를 강화해 매출을 더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영훈 인투비즈 대표는 "빨간색이 점포의 대표색인 만큼 직원 복장을 빨간색 모자와 티셔츠 등으로 통일감을 줄 것"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손님이 가게에 들어왔을 때,돈을 받을 때,가게를 나갈 때 각각 인사 매뉴얼을 정해 직원들을 교육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재고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을 설치할 정도로 큰 매장은 아니지만 한 달에 한 번씩 재고 현황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흥동 중앙상가에서 옷가게 '대한민국'을 운영 중인 박정조씨(36)는 "작년에 비해 매출이 10%가량 줄어 걱정"이라며 상담을 청했다. 윤태용 F&B창업경영연구소장은 "옷가게 입구에 가방이 진열돼 있는 지금의 상품 전시 방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가방은 옷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어쩌다 함께 사가는 제품인 만큼 입구 바로 옆에 진열돼 있는 가방을 뒤로 빼고 매장 앞쪽부터 면티,후드티,점퍼 순으로 진열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윤 소장은 "매장 앞에만 마네킹을 세워놓지 말고 티셔츠를 걸어놓은 옷걸이 사이에 마네킹을 놓으면 매장이 밋밋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20년째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김도이씨(50 · 여)는 "단골 손님이 90% 이상인데 신규 고객을 창출하고 싶다"며 방법을 물었다. 신금순 한국소상공인개발원장은 "매장이 2층에 있는 데다 간판이 너무 작아 눈에 잘 띄지 않으므로 간판을 키울 필요가 있다"며 "'숍인숍' 형태로 네일숍을 매장 안에 들여놓으면 네일아트 손님이 미용실 손님으로 옮겨가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 원장은 또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메이크업과 헤어 사진을 꾸준히 올리는 것도 신규 고객 창출의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포항=강창동/심성미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