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중형 건설사 3곳 인수…삼라마이다스 '거침없는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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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건설·C&우방·신성건설, 대한조선 인수까지 적극 추진
'위험한 베팅' 일부 우려에 "싼 값에 사 정상화 자신있다"
'위험한 베팅' 일부 우려에 "싼 값에 사 정상화 자신있다"
삼라마이다스(SM)그룹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건설사와 조선사를 잇달아 사들이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에 C&우방과 신일건설 신성건설을 인수했거나 인수할 예정이다. 워크아웃 중인 중견 조선사 대한조선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SM그룹은 이미 남선알미늄 TK케미칼 경남모직 등을 인수 · 합병(M&A)해 덩치를 키워 왔다. 이런 식이라면 '제2의 STX그룹'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법정관리 기업 잇달아 인수
SM그룹은 지난달 17일 C&우방을 200억원대에 인수했다. 지난달 말엔 신일건설을 100억원대에 인수키로 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26일엔 법정관리중인 신성건설을 400억원대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한 달 사이에 중견 건설사 3개를 연거푸 인수하게 되는 셈이다.
이들 3개사는 경영악화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해피트리'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알려진 신일건설은 2007년에,'미소지움 아파트'를 짓던 신성건설은 2008년에 부도를 맞아 각각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C&우방도 지난해부터 법정관리를 받아왔다.
SM그룹은 워크아웃 중인 벌크 캐리어 생산업체 대한조선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대한조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한조선 인수에 SM그룹이 가장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대한조선은 STX가 인수를 추진해오다 매각 협상이 결렬돼 재매각이 진행되고 있다. SM그룹은 쌍용차 인수전에도 참여했었다.
◆'무리한 M&A' vs '우린 다르다'
SM그룹은 1988년 설립된 광주지역의 삼라건설을 모태로 하고 있다. 2003년까지는 4개 계열사를 가진 채 주로 건설업에만 집중했다. 규모도 지역 건설사 수준이었다. SM그룹이 M&A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04년.그해 진덕산업을 사들인 뒤 남선알미늄 TK케미칼 경남모직 등 전통 제조업체를 차례로 인수했다. 모두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기업들이었다. 그만큼 값도 쌌다.
그 결과 13개의 계열사에 매출액 1조1756억원(작년 기준)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건설업에만 집중하던 SM그룹이 전통 제조업으로 눈을 돌린 것은 우오현 회장(57)의 안목이 바탕이 됐다. "2000년대 중반 부동산시장이 이상과열을 보이면서 제조업체로 눈을 돌리게 됐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SM그룹은 한동안 M&A를 자제했다. 대신 인수한 회사의 내실다지기에 주력했다. TK케미칼을 인수 1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켰다. 작년 매출액 7771억원에 5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냈다. 현재는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상장사인 남선알미늄도 인수한 지 2년 만에 흑자로 돌려놨다.
SM그룹이 다시 건설사와 조선사 인수에 나서기로 한 것은 싼값에 중견 건설업체를 인수해 건설사업부문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일부에선 SM그룹의 공격적인 M&A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상당하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태여서 인수한 건설사의 실적회복이 더딜 것"이라며 "과거 2002년부터 M&A를 통해 성장하다 해체된 C&그룹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SM그룹 관계자는 "과거 싼값에 회사를 인수해 정상화시킨 경험이 많다"며 "C&그룹은 외부 차입을 통해 공격적으로 기업을 인수했던 반면 SM그룹은 보수적으로 저가에 인수한다는 점이 다르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 우오현 회장은 누구
24세 때 건설업에 뛰어들어 맨몸으로 기업 경영을 배운 자수성가형 최고경영자(CEO)다. 1988년 36세에 광주지역에서 삼라건설을 세웠다. 이어 각종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업체를 잇달아 인수하며 회사를 성장시켰다. 우오현 회장은 SM그룹의 모기업인 삼라건설 지분 60.9%를 보유하고 있다. 1953년생으로 광주상고와 광주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