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은 20일 경기둔화 우려로 주가와 상품 가격이 동반 급락하는 등 휘청거렸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중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적인 긴축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후폭풍의 강도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 아시아 증시는 오후 들어 장 초반의 낙폭을 크게 만회했고 일부 국가는 상승세로 마감됐다.

상하이증시는 이날 장 초반 전날보다 1.9% 떨어진 2942.50까지 내려갔지만 오후에는 반등에 성공하면서 0.07% 오른 3003.95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이 경기과열을 식히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본격적인 긴축과는 거리가 먼 데다 올해 안에 추가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안도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인민은행이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기준 환율을 전날에 비해 0.3% 오른 달러당 6.6754위안으로 인상(위안화 가치 절하)한 것이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이에 따라 한국 대만 등도 오히려 주가가 오른채 장이 마감됐다.

반면 일본 증시는 비교적 큰 충격을 받았다. 금리 인상에다 엔고에 대한 우려가 겹쳤다. 외환시장에서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으로 달러가 초강세를 보였지만 달러당 엔화값은 81.24~81.26엔대로 전날에 비해 오히려 평가절상됐다. 닛케이평균주가는 1.65% 떨어진 9381.60엔으로 마감됐다.

이보다 앞서 미국시장에서는 중국의 금리 인상이 개장 직전 발표된 탓에 주가가 비교적 큰 폭으로 밀렸다. 다우지수는 1.48% 하락한 10,978.62가 됐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면서 달러와 미국 국채 가격은 강세를 보인 반면 원유 · 금 등 상품가격은 떨어졌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 가치는 캐나다달러에 비해 1.8%,브라질 헤알화 대비 0.6% 올랐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0.04%포인트 내린 2.47%를 기록했다.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3.59달러(4.3%) 떨어진 79.49달러를 기록했다. 유가가 80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은 이달 들어 처음이다. 금속 가격도 대부분 하락했다. 금 12월 선물은 36.10달러(2.6%) 떨어진 온스당 1336달러에 장을 마쳤다.

김태완 기자/뉴욕=이익원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