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9일 정책금리를 전격 인상했지만 20일 한국 금융시장은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 채권가격은 하락(채권금리는 상승)했지만 주가와 원화가치는 올랐다. 전날 중국의 조치에 대해 '위안화 가치를 큰 폭으로 절상시키지 않겠다'는 의지로 시장이 받아들인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 · 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원60전 내린 1126원90전에 마감했다. 원 · 달러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10원 가까이 오른 1140원에 거래가 시작돼 곧바로 1144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오전 11시께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을 전날보다 소폭 올려 6.6754위안으로 고시하자 원 · 달러 환율의 반락 속도가 빨라졌다.

중국의 정책금리 인상은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일회성 재료에 그쳤다. 오전엔 중국의 금리 인상이 한국의 금리 인상을 재촉할 가능성과 글로벌 경기 위축 관측으로 연결됐지만 오후엔 이 같은 전망이 자취를 감추는 분위기였다. 오히려 한국 정부의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방침이 큰 영향을 미쳤다. 3년 만기 국고채와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각각 0.06%포인트 올라 연 3.26%와 연 3.70%에 마감했다. 국고채 금리는 14일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