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행정기관이 초등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매입한 땅의 용도가 바뀌었다면 원소유자들에게 땅을 돌려줘야 한다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초등학교 부지로 수용된 토지를 반환하라며 박모씨(71) 등이 M사와 경기도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경기도가 초등학교 용지로 협의 취득한 토지를 M사에 처분하고 도시관리계획을 수정해 당초 초등학교 건립사업을 폐지·변경한 이상 토지가 더는 해당사업에 필요하지 않게 됐다고 봐야 한다”며 “공익사업의 변환을 인정하지 않고 박씨 등의 환매권 행사를 받아들인 원심의 판결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초등학교 용지로 지정된 경기도 오산시 양산동 일대 토지의 원소유자인 박씨 등은 학교설립계획에 따라 2004∼2006년 토지 수용에 응했다.하지만 사업계획 변경으로 해당 토지가 아파트사업 시행사인 M사로 넘어가자 반환을 요구하며 소송을 냈다.재판부는 “M사가 비록 이 땅을 중학교를 짓는 데 쓰기로 경기도와 협약을 맺었다고 하지만,환매권을 제한할 수 있는 공익사업 변환으로 인정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박씨 등의 청구가 정당하다고 인정하면서도 환매대금 공탁 등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으나,2심은 절차상 하자가 해소되자 1심을 뒤집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