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중국의 기습적인 금리인상,미국 은행들의 모기지 재매입 우려,애플의 부진한 실적 전망이란 ‘트리플 악재’탓에 뉴욕증시가 폭락했다.다우지수는 11000선이 붕괴되며 8월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19일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65.07포인트(1.48%) 떨어진 10978.62를 기록했고,S&P500지수는 18.81포인트(1.59%) 하락한 1165.90으로 거래를 마쳤다.나스닥지수도 43.71포인트(1.76%) 내린 2436.95로 마감했다.

뉴욕증시는 개장 전 발표된 중국의 금리 인상 소식으로 출발부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예상하지 못한 중국의 금리인상 단행으로 글로벌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달러화 가치가 치솟고 상품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은 원자재 주와 에너지 주를 중심으로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우량주) 가운데 인텔과 코카콜라를 제외한 28개 종목이 동반 하락했다.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가 3.58% 떨어졌고,UBS의 투자등급 하향이란 악재가 겹친 에퀴녹스,톰슨크릭메탈 등 자원 개발주들도 일제히 하락했다.유가가 배럴 당 80달러 아래로 내려감에 따라 셰브론이 2.0%,엑슨모빌이 1.8%,옥시덴털이 4.97% 빠졌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은 20일부터 1년 만기 예금금리를 2.25%에서 2.50%로,1년 만기 대출금리를 5.31%에서 5.56%로 0.25%포인트씩 인상한다고 발표했다.이번 중국의 금리 인상은 2년 10개월 만에 기습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여기에다 미국의 9월 주택착공 허가 건수가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점도 시장의 우려를 더했다.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미국 경기 회복세 지연 우려까지 겹치면서 낙폭을 키웠다.

정보기술(IT) 업계 대표 주자인 애플과 IBM의 실적 전망이 예상을 밑도는 수준으로 나온 점도 악재였다.애플에 대해선 주력 제품 수익률 하락 우려가,IBM에 대해선 3분기 수주 실적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점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투자자들이 장 초반부터 매물을 쏟아내자 기술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애플은 2.68% 떨어지며 10일 연속 상승 행진에 브레이크가 걸렸다.IBM도 3.36% 빠졌다.야후는 2.73%,마이크로소프는 2.8% 내렸다.

이와 함께 뉴욕연방은행과 세계 최대 채권투자회사인 퍼시픽자산운용(핌코),블랙록을 포함한 기관투자자 컨소시엄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뱅크오브뉴욕멜론에 470억달러 규모 모기지 채권을 되사들일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은행주들도 약세를 보였다.모기지 우려의 주역인 BoA는 4.38% 하락했다.BoA는 3분기 손실이 73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대폭 확대되며 실망감을 더했다.뱅크오브뉴욕멜론은 2.37%,씨티그룹은 2.64% 빠졌다.

채드 모건랜더 스티펠니컬러스 투자매니저는 “월가는 현재 모기지 위기에 따른 손익계산에 나선 상황” 이라며 “당분간 금융주들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골드만삭스의 3분기 실적이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고,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잇따라 양적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주가 하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더들리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을 완화해 경제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고,에반스 총재도 “일시적인 고 인플레이션이 필요하다”며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결국 이날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이 2% 안팎의 내림세로 마감한 가운데 다우지수는 7일 이후 8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으로 11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김동욱/김정은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