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유럽연합(EU)이 출산율을 높이고 모성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의무 유급 출산휴가 기간을 연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유럽 주요 기업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독일 일간 디 차이트는 20일 유럽의회가 21일 투표를 통해 회원국의 의무 유급 출산휴가 기간을 20주까지로 늘리려 하는 데 대해 반대하는 기업과 정치인,시민단체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행 EU 관련 법은 회원국 산모들이 산전·산후에 최소 14주간의 유급 출산휴가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2008년 포르투갈 사회당 출신 에디테 에스트렐라 유럽의회 의원 발의로 의무 출산휴가 기간을 18주로 연장하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각국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현재 EU 회원국들은 각 국가별로 출산휴가 기간을 달리 적용하고 있다.독일과 말타는 14주간의 유급 출산휴가를 허용하고 있으며,아일랜드는 26주간의 가장 긴 출산휴가를 보장하고 있다.아일랜드 산모들은 출산휴가 기간 중 종전 임금의 80%를 수령한다.

그러나 스칸디나비아 국가처럼 복지 수준이 높은 국가에선 산모뿐 아니라 아이의 아버지도 같이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등 부유한 북유럽과 가난한 남유럽 간 복지 내용의 격차가 크고,출산휴가에 따른 국가와 기업의 부담 수준도 천차만별이다.

이에 따라 남유럽 국가들보다 출산휴가 연장으로 더 많은 비용 부담을 지게 된 독일 등에서 출산휴가 연장에 대한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독일 가족부장관은 “출산휴가 연장이 산모에게 이전보다 특별히 개선된 조치라고 보기 힘들다”며 “관련 복지 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디터 훈트 독일사용자협회장도 “출산휴가 기간이 연장되면 독일 기업의 추가 부담이 17억유로에 달할 것”이라며 “자칫 이 조치로 기업이 젊은 여성 채용을 꺼리는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