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리포터'의 히로인 엠마 왓슨은 마법을 부리는 걸까? 그녀가 호그와트 마술학교가 아닌 아이비리그 명문 브라운대에 입학한다는 기사를 보고 문득 든 생각이었다. 옥스퍼드 명문 사립 헤딩턴스쿨을 졸업한 왓슨은 재학 당시 모든 과목에서 A학점을 받은 것은 물론 바쁜 촬영 스케줄에도 불구,치어리더로 활약하는 등 교내 클럽활동에도 열성적이었다.

그녀는 11살 때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역으로 은막에 데뷔해 해리포터 시리즈에 지속적으로 출연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학교생활에 충실할 수 있었다. 헤르미온느 아니 엠마 왓슨양은 정말 마법을 부린 것일까?

국내 현행 청소년 보호제도 중 성보호 · 근로권 · 학습권 보장과 관련한 청소년 연예인 기본권 보장 조치는 미흡하다. 하지만 해외의 청소년 연예인 보호 조치 관련법은 매우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규정돼 있다. '해리포터' 시리즈에 출연한 아역배우들은 '최소 3시간에서 5시간은 수업을 받아야 한다'는 조항 때문에 이동수업을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연예활동을 위해 학업을 잠시 접는 일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다. 2NE1 공민지양,원더걸스 소희양,빅뱅의 승리군은 가수가 되기 위해 학업을 포기했다. 물론 검정고시를 봐서 어떻게든 대학에 갈 수 있는 통로는 마련하겠지만 학창시절을 잃어버린 청소년 연예인은 학업의욕 저하는 물론 사회생활에 필요한 소양을 습득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등 사회화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한다.

더구나 청소년 연예인의 지나친 노출,나아가 성접대까지 문제가 되고 있다. 청소년 연예인 및 연예지망생 103명(남 53명,여 50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10.2%가 특정 신체부위를 노출한 경험이 있었으며 노출 경험이 있는 10대 여성의 경우 60%가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응답했다.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 연예인의 인권은 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예인은 장래 희망 직업 1위로 꼽히면서 어린이 및 청소년들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그들이 입는 옷,하는 말의 영향력은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걸그룹 카라의 니콜은 데뷔 전 전교 1등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니콜의 어머니는 "연예인으로서 성공도 좋지만 머리가 똑똑한 니콜이 학업을 계속 이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건 나의 바람이기도 하다.

그 실현을 위한 첫 시작으로 나는 연예산업진흥법을 제정하고자 한다. 10대,아직은 미성숙한 인격을 가진 미성년자로서 사회적 약자다. 우리가 나서서 이들을 지켜줘야 한다.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줘야 한다.

나경원 < 한나라당 국회의원N nakw@assembly.g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