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KIC)가 투자 개시 4년 동안 7%의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음에도 지난해 진영욱 사장은 연봉의 두 배에 가까운 3억원의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직원들의 평균 연봉도 지난해 9795만원으로 전체 공기업 및 기관 직원 중 한국거래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또 2009년 임원 관용차량을 평균 500cc 이상 높여 교체하면서 관리비용도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국회의 국정감사장에선 각 상임위원회별로 중앙부처 산하기관의 방만경영 백태가 도마에 올랐다. 특히 KIC는 저조한 수익률에도 임원과 직원들이 고액연봉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한 거센 질타가 이어졌다. KIC는 2008년 1월 메릴린치(현 뱅크오브아메리카) 투자로 1조2000억원대의 손실까지 봤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진 사장의 고액 연봉을 문제 삼았다. KIC의 경우 2009년 사장 연봉이 1억6100만원,성과급이 3억원이었다. 같은 기획재정부 산하 기관장인 한국조폐공사 사장 연봉은 9741만원,성과급은 6244만원이다. 전 의원은 "연봉과 성과급이 높기로 유명한 국토해양부 소속 기관장들의 평균 연봉도 1억328만원,평균 성과급은 4829만원"이라며 "KIC 사장의 연봉은 이들보다 55%,성과급은 6배 가까이 많더라"고 지적했다. 또 투자에 책임을 져야 할 임원들의 성과급 비율이 직원들보다 오히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타 기관은 성과급 한도 비율이 직원들에겐 후하고 임원급들에겐 박한 '하후상박형'이나,KIC는 '상후하박형'(사장 200%,직원 0~60%) 구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올해 9월 현재 KIC 운용수익률(5.4%)은 한국은행 외환운용수익률(6.5%)보다 낮은데 차라리 문을 닫으라"고 질타했고,같은 당의 나성린 의원은 "KIC의 고위험 투자가 21억5000만달러로 늘었는데 모험적 투기를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다른 상임위에선 연구비 명목으로 지급된 카드의 영수증 목록에 유흥주점의 이름이 올라와 있는가 하면 비리로 해고된 직원이 성과급을 탄 사실이 드러났다. 국토해양위원회의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은 "건설교통기술평가원의 2007~2009년 연구비 카드 사용목록을 확인한 결과 187건,7264만원이 개인적 용도로 부당하게 사용됐다"며 "특히 퇴폐이발소와 단란주점 등에서 여성 접대부에게 팁까지 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1000만원 이상의 부당이득 수수로 해임된 고모 직원에게 연말 성과급으로 500만원 이상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상권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해 고씨가 비리를 저질러 9월에 해임됐음에도 불구,연말에 이 같은 성과급을 받아갔다"고 밝혔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