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여윳돈을 은행에 묻어 둬서는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는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 역시 재테크 수단으로서의 매력을 잃은 지 오래다. 상황이 빠르게 나아질 것 같지도 않다. 결국 투자자들이 생각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은 주식투자다. 문제는 9월 이후 코스피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한 탓에 선뜻 주식투자에 나서기도 망설여진다는 것이다. 저금리 시대에 주식으로 '은행 금리+α(알파)' 정도의 수익을 안전하게 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초저금리 시대 제테크 전략] "증시 연말까지 상승 랠리"…배당·저금리 수혜주 관심을
◆증시 상승 추세 지속될 것

코스피지수가 지난 6일 1900포인트를 뚫을 때만 해도 당장에라도 2000선까지 올라갈 기세였다. 그러나 이후 코스피지수는 1860~1900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주가 상승의 '일등 공신' 역할을 했던 외국인들의 매수 강도가 최근 며칠 새 부쩍 약해진 것이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정보센터장은 "이번 3분기 어닝 시즌은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이 그리 강하지 않아 당분간 주식시장은 횡보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주식시장이 일시적인 조정을 받더라도 내년까지 시야를 확대하면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연말로 갈수록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기 회복 모멘텀이 부각되면서 주식시장이 다시 한번 상승 랠리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초저금리 시대 제테크 전략] "증시 연말까지 상승 랠리"…배당·저금리 수혜주 관심을
◆안전투자를 원한다면 배당주 주목

안전하게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지금 시점에 주목해야 하는 게 바로 배당주다. 배당주란 상대적으로 주주에게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종목을 뜻한다.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매년 폐장 3일 전 거래일 기준으로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을 대상으로 다음 해 4~5월께 배당금을 지급한다. 이 때문에 배당주는 매년 10~11월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배당투자 전략은 두 가지다. 배당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오르기 전에 미리 사뒀다가 어느 정도 주가가 오르면 팔아서 자본 차익을 실현하는 것과 배당금 지급 기준일까지 보유해서 실제로 배당금을 받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요즘처럼 은행의 예금금리가 낮고,주가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는 매력적인 투자 전략으로 손색이 없다.

배당주를 선택할 때는 예상되는 배당금 규모가 크면서도 현재 주가가 기업의 펀더멘털(내재가치) 대비 낮은 종목을 타깃으로 해야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런 종목으로 KT SK텔레콤 웅진씽크빅 아시아나항공 외환은행 등을 제시했다. SK증권은 중소형주 중 고배당이 예상되는 종목으로 진양화학 링네트 한네트 후너스 전파기지국 브리지텍 등을 꼽았다.

◆건설 증권 등 저금리 수혜주 관심

중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한국은 연내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지속되는 저금리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종목들에 주목하는 것도 괜찮은 투자 전략이라고 조언한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장세가 지속되면 건설 철강 경기소비재 증권주 등에 유리하다"며 삼성물산 포스코 키움증권 현대백화점 등을 수혜 종목으로 추천했다. 같은 이유에서 대우증권은 베이직하우스 LG패션 GS건설 대림산업 우리투자증권 등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반면 금리 인상을 염두에 둔 '역발상' 투자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이제는 금리 인상을 고려한 투자전략을 짤 때가 됐다"며 "금리 인상시 수혜를 볼 수 있는 보험과 은행 업종을 미리부터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천 종목으로는 현대해상KB금융을 제시했다.

◆중소형주 강세 계속될 것

전문가들은 위험을 좀 더 감수하더라도 높은 수익을 원하는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라면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괜찮다고 제안했다. 코스닥지수는 올 들어 줄곧 부진했지만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6.07% 올라 코스피지수 상승률(0.10%)을 크게 웃돌았다. 증시 분석가들은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주 강세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코스닥 종목들의 12개월 예상 순이익 전망치는 최근 들어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유가증권시장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는 더 이상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연말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위원은 특히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폭이 두드러지는 정보기술(IT) 하드웨어 관련 기업들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