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 달러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되면서 각국이 통화 가치를 낮춰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환율 전쟁’이 확산될 조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 미국이 중국을 환율전쟁의 주범으로 지목하면서 위완화 절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막상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내달 초 양적완화 조치를 내놓을 것이란 전망으로 달러 가치가 계속 떨어져 개도국 중앙은행들이 자극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는 지난 6월 이후 10% 가량 떨어졌고,이로 인해 아시아와 브라질 같은 신흥시장의 통화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달러화는 21일 엔화에 대해 15년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 연준이 내달 초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국채 매입을 통해 시중에 자금을 공급하는 경기 부양책에 나설 것이란전망이 확산되면서 국제 투자 자금이 미국에서 빠져나가 신흥시장국으로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 여름까지만 해도 1개월에 40억달러 수준이던 미국의 해외 주식투자 자금은 벤 버냉키 FRB 의장이 8월 말 양적완화 조치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달러의 움직임으로 인해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7월 이후 12% 이상 상승했다.신흥국들의 통화 가치가 치솟으면서 고금리를 노린 해외 투기 자금이 몰려들어 경기 과열과 자산 거품,수출 경쟁력 저하 등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필리핀과 태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만 이스라엘 브라질 일본 등의 중앙은행들은 자국 통화 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지만 투기세력은 대규모로 달러를 팔고 이들 국가의 통화를 사들이고 있다.노무라 증권에 따르면 최근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달러 약세를 점치는 선물투자 포지션의 규모는 326억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에 육박했다.

이에 대해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는 “미국이 달러에 대한 신뢰와 안정을 잃는다면 세계 경제에 매우 해로운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