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서울 지하철 4호선 수유역 인근에서 4년째 감자탕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옥현(53)입니다. 수유역 2번 출구에서 강북경찰서 방면으로 100m 떨어진 이면도로변에 있습니다. 매장 크기는 39.6㎡(12평형)로 좌식 테이블 9개를 두고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90만원을 내고 있습니다. 점심에는 백반정식，김치찌개，제육볶음，오징어볶음 등 7가지 메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녁에는 감자탕집으로 운영하면서 술자리 손님을 위해 삼겹살，닭볶음탕，주꾸미볶음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요즘 배추 파동과 야채값 폭등으로 매출원가가 50%까지 올라가자 음식 가격을 1000원씩 인상했습니다.

하루 평균 매출은 50만원 정도입니다. 점심시간에는 손님이 30~40명 정도로 약 2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저녁에는 8팀 정도의 손님이 옵니다. 인건비 280만원과 월세 90만원，기타 경비 등을 제하고 나면 약간의 수익은 나고 있습니다. 옆 점포를 인수해 가게를 확장하고 싶습니다. 메뉴도 정리하고 저녁 장사 위주로 업종을 변경하려고 합니다. 고깃집으로 업종을 바꿀 생각인데 어떻게 바꿔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주변에 고깃집과 곰장어 전문점이 있는데 젊은층을 중심으로 장사가 잘되고 있습니다.

점포시설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메뉴는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좋은 방안을 알려주세요.



A 의뢰인의 식당이 있는 수유역 2번 출구，강북경찰서 쪽으로 내려가면 강북구청 쪽과는 반대로 좀 한산한 느낌을 받는 지역입니다. 주로 지역주민들이 고객이기 때문입니다. 1차 상권인 반경 500m 이내에 1만여세대가 살고 있는데，세대당 인구 수가 2.4명에 불과할 정도로 일반적인 주택가 특성으로 보기는 어렵고 임시적인 주거 특성이 강한 역세권이나 오피스가의 특성이 복합돼 있습니다. 이면도로에는 식당들이 많고 30~40대 후반을 타깃으로 하는 소규모 매장의 저가형 호프집이나 선술집형 고깃집 등이 들어서 있습니다. 주말엔 40~50대 등산객들로 붐비는 지역입니다.

수유역 번동 방향 출구 이면도로에는 모텔들이 모여있는데,이곳에는 지방에서 올라온 장기 출장자와 운동경기가 있는 지방 학생들의 숙소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이 지역은 손님들이 찾아오는 상권이기 때문에 메뉴구성이나 홍보만 지속적으로 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큰 지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의뢰인은 4년 동안 장사를 해왔기 때문에 업종전환보다는 기존 메뉴를 살리는 것이 좋지만,고객 구성이나 주변 인구특성을 감안해보면 젊은층을 상대로 하는 업종을 선정해야 성공 확률이 높습니다. 지금 운영하고 있는 식당과 인수한 옆 가게를 합쳐서 고깃집으로 업종 변경하는 데는 무리가 없습니다.

점포 인수와 시설개보수에 대한 투자가 부담이 되는 까닭에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우선 전면을 최대한 개방시킬 필요가 있는데,이를 위해 전면을 접이식 문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지금의 분위기에서 주 고객층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에 따른 메뉴 구성과 판매 가격대 선정，홍보방법 등이 체계화되지 않는다면 점포확장의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가격대는 저렴해야 하며 분위기는 서민적이고 복고풍이면서도 젊은층을 겨냥하고，점주 특유의 손맛과 상차림이 어우러진다면 주변 매장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대표 메뉴로는 고추장 양념구이，주물럭，특수부위나 닭갈비 양념구이 등이 무난합니다. 재료는 질 좋은 고기와 신토불이 식자재를 사용해 신선함을 부각시키고 저울로 고기 무게를 정확히 재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신뢰성을 강조하면 좋습니다. 굽는 방식은 숯불구이나 연탄구이가 좋습니다. 점심은 식재료를 활용한 생고기，주꾸미，닭갈비，오징어 등의 고추장 양념볶음，돌솥비빔밥을 포함한 5가지 미만의 차별화된 메뉴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양은냄비밥을 제공하고 식사 후 누룽지를 끓여먹게 해도 좋습니다.

매장이 확장되면 테이블 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손님이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많이 와야 합니다.

식사 메뉴 중 원가율이 낮은 두 가지 정도를 미끼 상품으로 선정해 점심 시간대에 1000원 정도 싸게 할인 판매하는 방식을 고려할 만합니다. 상차림은 젊은층이 선호하는 매운맛 칠리소스나 부드러운 데리야키 소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고기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오이피클이나 숙주나물 겉절이 등을 만들어 제공하면 신선감을 줄 수 있습니다.

정리=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도움말=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