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모처럼 국내 대형주들을 일제히 사모으면서 코스피 지수가 급반등했다. 1900선 회복도 목전에 뒀다.

22일 국내 증시가 대형주를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코스닥시장과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1.21% 오른 반면, 코스닥지수는 강보합세에 그쳤다. 또 코스피 대형주지수는 1.33% 상승했지만, 중형주와 소형주 지수는 각각 0.91%와 0.57% 올랐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62포인트(1.21%) 오른 1897.31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미국증시가 기업들의 호실적과 경기지표 개선에 상승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오름세로 출발, 장중 내내 상승흐름을 유지했다.

외국인이 장 막판 매수 규모를 확대하고, 장중 '사자'와 '팔자'를 반복하던 기관이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1890선을 중심으로 움직이던 지수는 19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을 동반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사흘만에 '사자'에 나서며 5490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기관은 356억원의 순매수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은 닷새만에 순매도로 돌아서 6441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그동안 시장을 압박했던 선물 외국인은 순매수로 태도를 바꿔 6965계약을 샀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거래가 모두 매수 우위로 2574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수에 나선 운송장비 화학 전기전자의 상승폭이 컸다. 운송장비에 소속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STX조선해양 등 조선주가 3~4%대의 강세를 나타냈다.

한화케미칼 케이피케미칼 호남석유 대한유화 등 화학주도 5~8% 급등했다. 삼성전자가 1% 상승한 것을 비롯해 LG디스플레이 LG전자 하이닉스 등 대형 정보기술(IT)도 올랐다.

LG디스플레이는 점진적인 실적개선 기대에 4% 이상 올랐고, 하이닉스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9거래일, 3거래일째 순매수에 나서 상승했다.

도요타의 연이은 리콜 소식에 현대차와 기아차가 반사이익 기대로 올랐고, 에스엘 모토닉 S&T대우 현대모비스 등 부붐주도 동반 상승했다. 코오롱인더는 3분기 실적개선 소식에, 효성과 SK에너지는 4분기 실적 기대감에 올랐다.

반면 제일기획과 CJ씨푸드는 실적부진 소식에 하락했고, 로엔케이는 전현직 임원의 횡령·배임 소식에 이틀째 하한가로 추락했다.

이날 상한가 9개를 포함한 485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5개 등 336개 종목이 하락했다. 76개 종목은 보합을 나타냈다.

장중 등락을 거듭했던 코스닥시장은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대비 0.46포인트(0.09%) 오른 523.12를 기록했다. 지난 20일부터 사흘째 상승했다. 장중 526.11까지도 올랐지만 520.84까지 밀리는 등 상승과 하락을 오갔다.

개인은 장초반부터 꾸준히 순매수를 보였다. 이날 380억원 매수우위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6억원, 90억원씩 매도우위였다.

국내상장 중국기업인 성융광전투자유한공사가 큰 폭의 실적개선에 이어 중국 경기호조세를 등에 업고 상한가를 기록했다. 차이나하오란, 이스트아시아스포츠, 코웰이홀딩스, 중국엔진집단 등이 3~5% 상승했다.

미주제강은 경영정상화 기대감에, DS제강은 실적기대감에 각각 상한가로 뛰었다. 한국정밀기계는 중국 수주가 확대된다는 기대감에 급등했다. GS홈쇼핑은 지역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매각 소식에 급등했고, 테스는 반도체 장비 공급계약 소식에 10% 넘게 올랐다.

새내기주들은 동반 하락했다. 인화정공은 시초가 대비 하한가로 떨어졌고, 오전에 급등했던 코렌도 6% 넘게 하락하면서 장을 마감했다.

상한가 종목은 8개, 상승종목은 414개였다. 하한가 종목은 3개, 하락종목은 491개였고 보합종목은 82개였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하루만에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6원(0.58%) 내린 112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김하나·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