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인 미국의 구글은 지난해 매출 236억달러 중 절반이 넘는 125억달러를 해외에서 올렸다. 대부분 국가들의 법인세는 평균 20~30%이지만 구글이 지난해 외국 정부에 낸 법인세는 평균 2.4%에 불과했다.

미국 경제주간지인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에서 "구글이 아일랜드와 네덜란드를 경유해 조세피난처(tax haven)인 버뮤다까지 이르는 경로를 통해 막대한 세금을 빼돌리고 있다"며 "구글이 2007년 이후 절약한 세금만 31억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구글의 해외 매출 125억달러 가운데 88%가 아일랜드 지사에서 발생했다. 아일랜드는 인구 수가 430만명에 불과하지만 구글은 유럽 아시아 중동 지역 수입이 모두 아일랜드 지사를 거치도록 했다. 아일랜드 법인세는 12.5%로,전 세계 국가 중 최저 수준이다.

구글의 절세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아일랜드 정부에 낸 법인세는 1%를 채 넘지 않았다. 전 세계 각국에서 불러들인 수입을 다시 네덜란드에 있는 구글의 서류상 회사(페이퍼 컴퍼니)로 보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국가 간에는 매출이 있더라도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다는 세법을 이용한 것이다. 네덜란드의 법인세는 20%로,아일랜드보다 높다. 다만 네덜란드 조세법은 외국 기업이 조세피난처로 수익을 보낼 경우 송금액의 약 0.2%만 세금으로 내면 된다. 반면 아일랜드에서 직접 조세피난처로 수익을 보내기 위해선 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세금을 정부에 지불해야만 한다.

조세피난처인 버뮤다를 이용하기 위해 아일랜드와 네덜란드를 경유한 것이다. 이 때문에 2007년 이후 구글이 매년 해외에서 지불한 법인세는 평균 2.4%에 불과하다. 반면 애플,IBM,마이크로소프트 등 다른 기업들이 이 기간에 낸 법인세는 최고 25.8%에 달했다.

구글의 절세 전략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제인 페너 구글 대변인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모두 하는 관행"이라며 "해외에서 현지 근로자들을 고용함으로써 많은 일자리를 제공한다"고 항변했다. 회계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도 "기업의 목표는 세금과 비용 절감으로 주주들에게 더 많은 배당수익을 안겨다 주는 것"이라며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아브라함 브리오프 뉴욕시립대 교수는 "구글의 절세 전략은 범죄 행위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구글이 시설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현지 정부에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은 윤리적 차원을 넘어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 것이라는 얘기다. 영국 정부도 "구글은 지난해 1억파운드가 넘는 법인세를 내야 했지만 실제로는 60만파운드를 냈다"며 구글을 강하게 비난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