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1위·음식료·통신주…저평가 가치주 분할 매수를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46 · 사진)은 내년 증시에 대해 "성장스토리가 있는 종목만 올랐던 올해와 달리 기업가치는 탄탄하지만 가격이 싼 종목 위주로 상승하는 '가치주 장세'가 시작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치투자 전도사'로 유명한 이 부사장은 23일 오전 10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0 한경 가치투자 대강연회'에서 '장세를 보고 투자하지 말고 기업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라'는 주제로 이 같은 전망을 강연할 예정이다.
그가 가치주 장세를 예견한 이유는 금융위기 여파로 불안감에 시달리던 투자자들이 내년부터는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남유럽 재정위기,중국긴축 우려 등이 끊임없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했던 올해와 달리 세계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는 내년부터는 투자심리도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의미다.
이 부사장은 "불안감 때문에 투자자들이 꿈과 희망,환상을 좇으면서 소위 '7공주'로 불리는 테마주,중국소비 관련 수혜주들이 올해 지나치게 올랐다"며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갈 내년에는 투자자들도 '성장성'이란 꿈에서 깨어나 '기업 내재가치'라는 현실을 직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격 가치주 장세가 오기 전 미리 분할매수를 통해 가치주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그는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 수준)이 낮은 가치주를 지금부터라도 사들여 내년 장세에 대비해야 한다"며 "내수 1등 기업,음식료나 유틸리티 업종,통신주 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가치투자 노하우로 '코스피지수의 함정'에 빠지지 말 것을 강조했다. 전 종목을 대상으로 한 시가총액 가중 방식인 코스피지수는 우량기업 중심인 한국 경제의 성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실제로 삼성전자 등 대표 기업 20개로 주가지수를 산출하면 1992년 이후 18년간 누적수익률이 783.6%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200.6%에 그쳤다. 그는 "코스피지수 등락과는 별개로 우량기업 주가는 반드시 오른다"며 "코스피지수는 보조지표로 이용하고 기업 내재가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주최로 열리는 '2010 한경 가치투자 대강연회'에는 '슈퍼개미'로 유명한 김정환 밸류25 대표의 '2010 대상승의 시작',민주영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투자지혜연구소장의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자산관리' 강연도 이어진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