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12월 초 유선전화(인터넷 전화)와 태블릿PC를 결합한 신개념 '태블릿폰'(사진)을 출시한다. 매출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유선전화 시장에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KT 태블릿폰은 집안이나 사무실에서 요금이 저렴한 인터넷전화로 통화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탈착이 가능한 태블릿으로는 무선 인터넷을 공짜로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7인치,10인치 모델 내놓을 것"

KT 관계자는 "태블릿폰 개발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고 12월부터 제품을 판매하기로 했다"며 "기존 유선전화 유통망과 KT프라자 등을 통해 선보일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나오는 제품은 7인치 태블릿을 탑재했고 내년에는 10인치짜리 고급형 모델도 내놓을 것"이라며 "집전화를 태블릿폰으로 바꿔나가며 유선전화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T는 첫 번째 7인치형 태블릿폰을 정보기술(IT) 중소업체인 엔스퍼트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 엔스퍼트는 KT가 지난달 출시한 국내 1호 태블릿 '아이덴티티 탭'을 만든 곳이다. KT의 태블릿폰은 아이덴티티 탭을 기반으로 인터넷전화 기능을 덧붙이고 태블릿을 충전 · 고정해 놓을 수 있는 도크(받침대) 등이 추가됐다.

KT는 태블릿폰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가격을 크게 낮출 계획이다. 월 1만5000원 정도의 요금제(3년 약정 기준)에 가입하면 제품을 무료로 주면서 일정량의 통화와 문자 메시지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정확한 위치 기반 광고

KT가 태블릿폰 개발에 나선 것은 국내 집전화와 태블릿 시장을 동시에 선점하겠다는 전략에서다. 태블릿은 이동성 기기로 활용되기보다는 집안이나 사무실에서 인터넷 검색,이메일 체크,간단한 문서 작업 등에 쓰일 것으로 이 회사는 내다보고 있다. 이동할 때는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실내에 있을 때는 태블릿을 활용할 것이란 예상이다.

따라서 태블릿에 요금이 비싼 이동통신 전화 기능을 담는 것보다는 저렴한 인터넷전화를 쓸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값싸게 통화하고 와이파이(무선랜)를 통해 각종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과 인터넷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태블릿폰이 경쟁력이 높다는 게 KT의 분석이다.

태블릿폰은 집이나 사무실의 일정 공간에 설치되기 때문에 가입자의 위치가 정확하다는 특징도 갖고 있다. 그만큼 위치에 기반한 다양한 광고를 내보낼 때 효과가 커질 수 있다.

KT는 태블릿폰에 다양한 홈네크워크 시스템,CCTV 영상화면 기능 등을 담을 예정이다. 중소상인들이 집안에서 태블릿폰의 영상을 통해 자신의 가게를 모니터링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KT는 올레마켓을 통해 음악,영화,전자책 등의 서비스도 확대해 콘텐츠 매출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