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이후 공개적인 발언을 자제해온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모처럼 한마디 한 게 친정인 공화당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다음 달 2일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은 그의 말이 악재가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시카고 윈디시티의 공개 콘퍼런스에 참석해 "8년 재임 기간의 최대 실패는 사회보장제도를 민영화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초 출간될 회고록 '결정의 순간들(Decision Points)'에 담길 주요 내용 중 일부분을 소개하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이 발언은 자칫 공화당 후보들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어서 공화당은 여론의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 선거를 목전에 둔 시점이기 때문에 미묘한 발언이라고 여론 분석가들도 분석했다.

당장 민주당은 "공화당은 복지를 소홀히 하는 당"이라며 공격에 나섰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월스트리트 부호들의 지원을 등에 업은 공화당은 부시 전 행정부 때처럼 노약자들을 보살피려 하기보다는 사회보장제도를 민영화하며 없애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공화당 내에서는 출간일이 선거 직후로 잡혔지만 선거를 앞두고 부시 전 대통령의 존재가 주목받는 것 자체가 '오바마 심판'으로 전선을 몰아가려는 선거전략에 도움이 안 된다고 불평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