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무더위가 지나갔나 싶더니,아침 저녁으로 제법 공기가 쌀쌀해졌다. 늦가을은 등산하기에 더 없이 좋은 시즌.날씨도 좋고,울긋불긋한 단풍 같은 눈요깃거리도 있어서다. 하지만 선선한 날도 잠시,등산객들은 곧 다가올 겨울에 대비해야 한다.

등산 마니아는 물론 둘레길과 올레길을 거니는 트레일족(族)이 챙겨야 할 겨울장비 1순위는 뭐니뭐니 해도 다운점퍼다. 특히 요즘 아웃도어 업체들이 내놓는 다운점퍼는 기능성뿐만 아니라 '멋'도 겸비한 만큼 평소에도 별다른 부담없이 입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라푸마 브랜드를 운영하는 LG패션의 한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다운점퍼는 단순한 보온의류였지만 최근 들어 화려한 색상에 허리 부분이 잘록 들어간 슬림라인 제품이 잇따라 나오면서 사실상 패션 아이템으로 진화했다"며 "작년 겨울이 유난히 추웠던 탓에 다운점퍼의 길이가 엉덩이를 살짝 덮을 정도로 길어진 것이 올 겨울 신제품들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노스페이스는 올 겨울을 겨냥해 한정판 퀀텀 눕시 다운을 내놓았다. 노스페이스의 눕시 다운은 1997년 출시 이래 매년 10만장 이상 이상 팔리는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올해는 2010년을 기념해 2010벌만 내놓았다. 700 '필파워(Fill Power)'로 보온성이 뛰어난 게 장점이다. 필파워란 다운 재킷의 다운 충전도를 가리키는 용어로,숫자가 높을수록 보온 기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600이 넘으면 고급 다운으로 분류한다. 노스페이스는 또 '퍼텍스 세븐'이란 초경량 소재를 이용한 다운점퍼도 내놓았다. 무게가 일반 다운점퍼의 절반도 안 되지만 필파워는 850에 달한다.

코오롱스포츠는 보다 가볍고 따뜻한 다운점퍼를 내놓았다. 색상과 디자인도 개선했다. '머큐리'는 2중 보온강화 공법을 적용한 재킷으로,일본의 수입 발열 원사를 혼합해 일반 다운점퍼보다 보온성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내피 겸용 다운 '발키리'는 최고급 헝가리산 구스다운으로 만들어 가볍고 따뜻한 게 포인트다. 고어텍스 프로쉘 재킷과 구스다운을 결합한 '라이프텍 재킷'에는 스스로 열을 내는 섬유 소재인 '히텍스'를 적용했다. 헤드 브랜드로 출시한 '트랜스로더 재킷'은 바람막이와 다운 내피로 구성돼 5가지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는 '트랜스포머' 점퍼다.

K2는 단순한 가로 무늬 퀼팅에서 벗어나 불꽃,다이아몬드,꽈배기,물고기 모양 등 다채로운 퀼팅 스타일을 적용한 다운점퍼를 내놓았다. '살바토르'와 '스칼렛'은 겉감 위를 한번 더 덧씌우지 않는 샌드위치 퀼팅 구조로 설계한 게 특징이다. 필파워 800으로 가볍고,보온성도 뛰어나다. '컴포트 셔츠 다운재킷'은 셔츠형 디자인으로 눈길을 끄는 제품이다. 안감에는 체크 프린트를 적용해 캐주얼한 느낌을 살렸다. 한겨울 산행에 나설 때는 '전문 우모복 재킷'이 제격이다. 다소 무거운 대신 보온성이나 방풍 기능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라푸마는 가볍고 맵시있는 다운점퍼를 내놓았다. 내피와 세트로 입을 수 있도록 연결 지퍼로 처리했다. 색상이 화려한 데다 슬림한 라인을 적용한 만큼 캐주얼 용도로 평상시에 입어도 문제없다. 남성용은 노란색,베이지색,주황색 등 3개 색상으로 나왔으며,여성용은 연한 회색,와인색,올리브색,회색 등 4개 색상이 있다.

이 밖에 에이글은 고어 윈드스토퍼 원단으로 만든 700 필파워의 구스 다운점퍼인 '난다카 다운'과 600 필파워의 구스다운 스웨터인 '벨토 다운 재킷' 등을 선보였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