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교육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그런 면에서 예술을 아는 인재를 키우는 일은 기업과 경제에도 중요하죠.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보세요. 실패가 두려워 단기 이익만 추구한 결과잖습니까. "

조지프 폴리시 미국 줄리아드음대 총장은 25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예술적 소양을 갖춘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폴리시 총장은 27일 열리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0'의 특별세션에 참석해 '예술만 하는 예술가는 기르지 않는다'는 주제로 강연한다.

그는 "예술적 소양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아우르는 복합 지성을 기르는 원동력"이라며 "상상력과 창조성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회사에 취직해 시험문제 풀 듯 일할 수는 있지만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폴리시 총장은 "사람들은 예술의 중요성에는 모두 공감하면서도,정작 교육으로 실천하는 데는 소극적"이라며 "정부도 예술의 중요성에 대해 립 서비스만 할 때가 많다"고 비판했다. 예술은 초 · 중등 교육 때부터 깊이있게 가르치고,공연장뿐 아니라 가정과 지역사회 곳곳에서 '생활의 일부'가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폴리시 총장은 줄리아드음대가 원하는 인재상에 대해 "자신의 재능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새로운 예술을 전달할 수 있는 아티스트"라고 표현했다. 그는 "우리는 자기 공연만 하고 떠나는 아티스트에게는 관심이 없다"며 "지역사회에 봉사하고,아이들에게 예술을 전파하고,더불어 살 줄 아는 아티스트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리시 총장은 신입생 선발과 관련,"고교를 마친 학생으로서 갖춰야 할 수준의 테크닉을 기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현재의 결과물보다는 잠재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에는 '신(神)은 너에게 재능을 줬다. 하지만 네가 그만큼 연습하기를 원한다'는 말이 있다"고 덧붙였다. 폴리시 총장은 "예술을 통해 깨달은 탁월함(excellence)에 대한 감각은 다른 분야에 쉽게 옮겨 발휘할 수 있다"며 '예술의 힘'을 역설했다. 그는 자신의 세 자녀 중 둘째 아들이 줄리아드 예비학교를 졸업한 뒤 지금은 금융계에서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