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은 성장과 수익 측면에서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전문몰로 재도약하겠습니다. 내년 초 선보일 패션 전문몰이 그 시작입니다. "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47 · 사진)은 최근 자회사 인터파크INT 대표로 취임,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후 서울 서초동 인터파크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오픈마켓은 가격 경쟁으로 치닫고 소비자들은 여전히 제품에 대해 불안해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몰 개발에 집중하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회장은 "각 카테고리를 전문화하는 것이 e커머스의 미래"라며 "내년 초 젊은 여성이 주 고객인 패션 전문몰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옷 잘 입는 법'을 중심으로 패션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로 출발해 소호 패션몰과 자라급의 중가 의류 브랜드를 입점시켜 판매를 중개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패션은 디자인이 다양해 가격 경쟁에 치우치지 않는 아이템"이라며 "컴퓨터그래픽(CG) 전문 자회사인 디지털아이디어의 고화질 영상을 이용한 가상 피팅 서비스,고객 정보를 바탕으로 한 맞춤 추천 기능 등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능력있는 디자이너에게는 생산 자금을 지원하고 결제 및 재고관리를 대행해주는 한편 앞으로 디자이너들의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회장은 "네이버가 정보 제공에서 출발해 쇼핑까지 영역을 넓힌 것처럼 '패션계의 네이버'가 될 것"이라며 "유아복과 리빙 등으로 카테고리를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존 인터파크를 이용하는 판매자와 고객이 향후 전개하는 전문몰의 바탕이 될 것"이라며 일각에 퍼졌던 오픈마켓 매각설을 일축했다.

인터파크는 당분간 기존 사업 재정비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G마켓 매각대금으로 굳이 신사업을 찾을 생각은 없다"며 "기존 사업을 하나씩 안정시킨 다음 제휴 또는 인수 · 합병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공연 도서 여행 등을 바탕으로 10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낼 체력이 있지만 성장을 위해 달려왔다"며 "내년엔 의미있는 규모의 이익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1996년 설립된 인터파크는 국내 전자상거래를 태동시켰다는 평가를 받지만,지난해 국내 오픈마켓 1위인 G마켓을 이베이에 매각한 이후 뚜렷한 수익원이 없어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 5월 인수한 커피전문점 '디초콜릿커피'는 인터파크도서와 연계해 북카페로 바꾸고 가맹사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영어교육 사업도 북클럽으로 운영해 인터파크도서와 시너지를 낸다는 구상이다. 디지털아이디어에 대해 이 회장은 "영화산업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며 "인도 소프트웨어 업체 '인포시스'처럼 글로벌 컴퍼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