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관련 조사기관 닐슨은 지난 6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관한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미국인이 인터넷에 한 시간 접속할 때 이메일을 이용하는 시간은 5분에 불과한 반면,SNS를 이용하는 시간은 13분이 넘는다는 내용이었다. 모건스탠리는 SNS 사용자 수가 이미 지난해 7월 이메일 사용자 수보다 많아졌다고 발표했다. SNS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의 차원을 넘어 휴대폰과 이메일을 뛰어넘는 주요 의사소통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SNS 중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2004년 2월 하버드대 학생이었던 마크 주커버그가 설립한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은 서비스 개시 6년 만인 지난 7월 가입자 수 5억명을 돌파했다. 지난 1년간 성장률은 137%에 달한다.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의 25%가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성공 요인은 무엇보다도 변화의 방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하게 대응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페이스북은 인터넷을 통한 소통의 중심이 모바일로 옮겨가는 추세를 감지하고 텍스트 전송에 최적화한 플랫폼을 구성했다. 대신 사진이나 동영상 전송 기능에는 비중을 두지 않았다. 컴퓨터와 달리 휴대폰 등 이동통신 수단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때는 사진이나 동영상보다는 텍스트가 중심이 되리라고 예측한 것이다.

기존 서비스의 단점을 파악하고 한 단계 발전된 서비스를 개발한 것도 페이스북의 성공 요인이다. 페이스북이 나오기 전에도 SNS는 많았다. 그러나 기존 SNS는 쌍방향 의사소통에는 한계가 있었다. 페이스북은 이를 개선해 대화하듯이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사생활 보호 기능도 기존 SNS보다 강화했다. 페이스북은 마케팅이나 개인정보 수집 등을 목적으로 한 가입을 줄이기 위해 실명과 실제로 사용하는 이메일 주소를 넣어야만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회원은 자신이 쓴 글을 볼 수 있는 사람의 범위를 정할 수 있다.

사업 초기에는 고객 확보에 주력하다가 점진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을 시작한 것도 페이스북의 특징이다. 페이스북은 초기 2년간 대학생 위주로 신뢰를 쌓는 데 집중했고,2006년부터 SNS 이용자의 특성에 맞는 광고를 시작하면서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6억2500만달러의 광고 매출을 포함, 총 8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부터는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소셜 게임을 제공해 수익을 얻고 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 간에 쇼핑 정보를 교환하고 상품을 추천하는 소셜 쇼핑 서비스도 곧 선보일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사이버머니인 페이스북 크레디트로 쇼핑 게임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실험 중이다. 환경 변화를 정확히 파악해 그에 대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기존 방식의 문제점을 끊임없이 개선하며 수익모델을 만들어 지속성을 갖도록 한 페이스북의 성장 과정은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고 있는 기업들에 훌륭한 모범사례다.

m.s.suh@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