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인도가 다음달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최신예 미국산 전투기를 대량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 보도했다.취약한 공군력을 강화해 빈발하고 있는 파키스탄 및 중국과의 접경 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인도가 검토중인 전투기 구입 총 규모는 110억달러(12조2000억원)에 달한다.이번 구매가 성사되면 인도와 미국간 군수장비 거래 규모 가운데 사상 최대가 된다.현재 구매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인 업체는 총 6곳으로,미국의 록히드 마틴과 보잉이 포함돼 있다.

인도는 세계 최대 군수시장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연간 방위비 예산이 1억4200억루피(36조원)에 달한다.오바마 대통령의 인도 방문은 이같은 시장 규모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조만간 인도를 방문할 예정이다.모두 전투기 판매용 세일즈 방문이라는 것이 FT의 분석이다.

인도의 한 고위 관리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전투기 구입과 전략적 공동 방위 문제는 이번 양국 간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이번 회담은 일자리를 창출해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미국에도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계약건에 정통한 또 다른 관리는 현재 진행중인 어떤 협상도 2011년 중순까지는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미국이 전투기 판매에 실패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외교적 협상보다는 가격 조건이 유리한 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부 관리들은 미국 전투기를 대량 구매할 경우 미국의 방위 시스템에 지나치게 의존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인도에 대한 미국의 군수장비 판매는 꾸준히 증가해왔다.지난해 인도는 미국 보잉과 장거리 해상 초계기 10대를 21억달러에 구매키로 계약을 맺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