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고가 가속화되면서 일본의 주요 기업들이 초엔고 대비 비상경영 체제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일본 도시바의 사사키 노리오 사장은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개최한 '세계 경영자 회의'에 참석해 "달러당 70엔에도 견딜 수 있는 경영체제의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사사키 사장은 "엔고가 가속화될 것에 대비해 '프로젝트 70'이라는 대책을 추진 중"이라며 "매출과 생산 조달의 해외 비중을 더욱 높이는 게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단기적으론 해외의 전자제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을 활용하거나 부품의 현지 조달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사업구조조정을 강화하기로 했다.

도시바는 이 프로젝트를 이미 2009년 10월에 시작했다. 그 결과 작년 상반기 중 엔화가 달러당 1엔 높아지면 8억엔(약 110억원)의 손실이 나던 구조를 올 상반기엔 7억엔의 이익 요인으로 전환시켰다. 지난해 24%였던 신흥국에서의 매출비중은 2012년 31%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도요타자동차도 올 회계연도 하반기(2010년 10월~2011년 3월)의 예상 환율을 현재 달러당 90엔에서 달러당 80엔으로 낮추기로 했다. 달러당 80엔 선 안팎의 엔고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본 것이다. 이에 따라 금년 하반기에만 엔고로 인해 1500억엔의 환차손을 추가할 예상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제조업체인 도요타자동차가 올 예상환율을 달러당 80엔으로 조정함에 따라 다른 기업들도 잇따라 내부 기준 환율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