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저축은행들이 유상증자와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높이기에 나섰다.

25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자산규모 1조원 이상 저축은행 29곳 중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우량저축은행 기준인 ‘88클럽(고정이하여신비율 8% 이하,BIS비율 8% 이상 저축은행들)’에 미달한 곳은 11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11곳을 포함해 자산 1조원 이하 저축은행들은 올해말까지 2분기 연속(3,4분기) BIS비율 8%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이를 지키지 못한 곳은 경영개선이행약정(MOU)을 위반하게 된다.위반할 경우 자산관리공사가 매입한 부실 PF채권을 되사야 하며 대주주 증자나 보유자산 처분에도 나서야 한다.

이에따라 대형 저축은행들은 과거 인수한 저축은행들의 부실 털기에 나섰고 적기 시정조치가 검토되던 저축은행들도 자기자본을 늘리기 위해 M&A나 유상증자를 발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부산솔로몬 대전 토마토2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 계열사들은 과거 88클럽에 속하지는 못했지만 각각 모회사인 솔로몬,부산,토마토저축은행의 도움으로 경영이 정상궤도에 오르고 있다.부산솔로몬은 6월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3.76%,BIS비율이 7.66%이었으나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BIS비율은 9월말 현재 8%이상을 충족한 상태다. 1차 유상증자를 완료한 신라저축은행(6월말 고정이하여신비율 13.76%,BIS비율6.14%)도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해 2차 유상증자를 진행중이어서 곧 BIS비율이 올라갈 예정이다.

자본이 잠식됐던 서울저축은행도 웅진캐피탈의 인수로 추가 증자가 진행중이다. 중앙부산저축은행은 러시앤캐시가 M&A를 추진하고 있고 금융당국도 대주주 적격성에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곧 자본확충이 이뤄질 예정이다.BIS비율이 6%대를 기록했던 삼화저축은행도 M&A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예정이다.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아서 일시적으로 BIS비율이 낮아진 현대스위스저축은행도 9월말 7%대 후반으로 BIS비율을 높인 상태라 조만간 8%대로 재진입할 전망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면에서 88클럽에 들지 못한 부산저축은행과 HK저축은행도 부실채권의 상각과 매각을 통해 고정이하여신비율 낮추기에 나섰다.현재 HK저축은행과 부산저축은행의 6월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15.06%,14.22%다.

한편 동부 제일 등 우량 저축은행들도 후순위채발행으로 BIS비율을 여유있게 높이려고 하고 있다.후순위채를 발행하면 보완자본으로 인정돼, BIS비율이 높아진다.동부저축은행은 300억원 규모로 다음달 2일부터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청약을 실시할 계획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98%이고 BIS비율이 9.52%인 동부저축은행은 신용평가사인 한신정평가로부터 업계 최고수준인 기업신용등급 ‘A-’를 획득한 바 있다. 88클럽에 드는 제일저축은행도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중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