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이 25일 롯데제과를 제치고 증시 최고가주로 등극했다. 이호진 회장의 비자금 의혹 등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주가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사가 저평가됐던 회사 가치를 오히려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태광산업 주가는 지난 22일보다 4.02%(5만원) 급등한 129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30만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비자금 의혹이 본격화된 이달 12일 119만2000원에서 오히려 8.64% 상승(종가 기준)했다.

지난해 말 73만원으로 주가 순위 5위에 그쳤던 태광산업 주가는 지난 8월 100만원을 돌파했다. 올 들어 상승률만 77.39%(25일 종가 기준)에 달한다. 사상 최고가 167만8000원(2007년 10월4일)과는 38만3000원 차이가 난다.

전날까지 황제주 1위였던 롯데제과는 이날 127만2000원으로 마감해 2위로 밀렸다. 지난해 말 128만9500원에서 1.35% 하락한 수치다. 2~4위였던 아모레퍼시픽롯데칠성삼성전자도 태광산업의 등극으로 나란히 한 계단씩 밀렸다. 현재 3위인 아모레퍼시픽은 실적 우려로 12일 10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검찰 수사에도 불구하고 태광산업이 최고가에 오른 것은 다른 화학주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조승연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태광산업은 현금성자산 4000억원을 포함해 자산가치가 2조원에 이르는 데다 주당순자산(EPS)은 상반기 기준 174만원으로 현 주가보다 높다"며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7배 수준으로 다른 화학주의 9~10배보다 훨씬 낮은 저평가 상태"라고 설명했다.

최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비자금 의혹으로 자산 자체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어 수사 과정은 지켜봐야 겠지만 동종 업체 대비 뚜렷한 저평가 상태인 만큼 펀더멘털에 대한 논란은 없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