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인도 간 무역 · 투자 자유화를 주요 내용으로 담은 경제동반자협정(EPA)이 타결됐다. 일본 기업들이 앞선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토대로 인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에서 한 · 일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 중인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이날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EPA에 공식 서명했다. 일본은 자민당 정권 시절 11개국과 EPA를 체결했다. 지난해 9월 민주당 정권 출범 이후 EPA가 성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싱 총리는 이번 EPA 협상 타결을 '역사적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은 인도의 주요 경제 파트너"라며 "인도는 일본의 협조 아래 이미 대형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에 착수했으며 인도 경제의 진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체결된 EPA는 양국 의회의 비준을 거쳐 발효될 예정이다.

협정 발효 후 10년 동안 양국 무역 가운데 94%에 부과되는 관세가 인하되거나 철폐된다. 투자 확대와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각종 제도도 도입될 예정이다.

이번 협정 체결로 일본은 12억명의 거대 시장인 인도에 자동차 · 기계부품 등의 수출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FTA 분야에서 한국에 뒤져 있다고 판단한 일본은 이번 협상 타결을 서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과 인도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은 지난 1월 공식 발효된 바 있다.

NHK는 EPA가 체결되면 일본 기업들이 라이벌인 한국 기업에 대해 인도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 EPA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경제동반자협정.일본에서 자유무역협정(FTA) 대신 만들어낸 용어로 전면적인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의 해소를 추구하는 FTA보다 약간 낮은 수준의 무역자유화 협정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