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세계적인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이 네트워크용 케이블 업체인 미국 콤스코프 인수에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 칼라일그룹이 최근 콤스코프에 주당 31.5달러,총 30억달러(약 33조5000억원)에 인수를 제안했다고 전했다.칼라일그룹이 제시한 인수가는 지난 22일 콤스코프 종가에 비해 36% 높게 책정된 가격이다.

콤스코프는 통신 및 인터넷망을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케이블을 설치하는 세계 최대 네트워크용 케이블 제조업체로 손꼽힌다.칼라일그룹과 콤스코프 모두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앞으로 전 세계에서 광케이블 설치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따라 칼라일그룹이 콤스코프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미국 버라이즌이나 프랑스텔레콤 등 대형 통신사들은 더욱 빠른 통신망을 설치하기 위해 기존 케이블보다 성능이 좋은 광케이블 설치를 서두르고 있다.

이그제큐션 노블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윌 드래퍼는 “향후 3~5년 동안 세계 각지에서 광케이블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광케이블 분야에서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콤스코프에 칼라일그룹이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싼 가격에 콤스코프를 인수할 수 있다는 것도 칼라일그룹이 인수에 적극적인 또다른 배경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최근 콤스코프 주가는 회사 설립 이후 20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문이 줄어들어 지난해 매출은 한해 전보다 25% 급감했다.향후 광케이블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주문이 늘지 않는 것이 주가가 바닥권을 헤매는 이유다.

칼라일그룹은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다.특히 외환위기 이후 부도 직전에 몰렸던 한미은행을 2000년 헐값에 인수한 후 2003년 씨티그룹에 되팔아 7000억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유명하다.이 때문에 당시 한국에서는 ‘먹튀’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