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 중국이 국내 와인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미국산 포도주의 대량 수입은 물론 와이너리를 직접 매입하고 나섰다.USA투데이는 25일 중국이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고급 포도주의 대명사로 알려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밸리의 와이너리까지 넘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와인 소비는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들어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미국산 와인 수입도 2004년 150만ℓ에서 지난해 640만ℓ로 4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중국 내 와이너리가 세계 일류 와인을 생산할 수준에 미치지 못함에 따라 해외에서 벌크(대용량) 와인의 수입을 늘리고 있다.중국의 벌크 와인 수입은 2005년 4280만ℓ에서 2007년과 2008년에 각각 1억500만ℓ로 급증했다.지난해에는 경기 여파로 8000만ℓ를 수입했다.이 중 미국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5년 2.6%에 지나지 않았으나 작년에 4.6%로 급증했다.

중국은 올 상반기에 보르도 와인을 1억1800만달러 수입하며 영국을 앞지르고 프랑스산 와인의 세계 최대 수입국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이제 나파밸리의 와이너리를 직접 매입하기에 이르렀다.지난달 중국 투자자들로 구성된 한 그룹은 ‘실레노스빈트너스 와이너리’와 인근 땅을 600만달러에 매입했다.이는 중국 투자자들이 나파밸리 와이너리를 매입한 첫 사례다.

USA투데이는 “중국은 그동안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외국의 천연자원과 부동산을 대거 사들여 왔지만 이제 값비싼 와이너리까지 투자하는 시대가 왔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중간 무역 규모가 급증하면서 중국의 나파밸리 투자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실제로 나파밸리 근처에는 중국 등 아시아계 고객들을 위해 와이너리 매매를 중계하는 부동산 회사들이 최근 늘고 있는 추세다.중국 자본의 나파밸리 진출이 미국산 와인의 중국 진출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