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자산운용이 최근 잇따라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주를 처분하고 있다. 스팩주들이 너무 올라 펀드 운용 약관에 따른 보유 비중을 맞추기 위해 편입했던 일부 주식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사이트에 따르면 동부자산운용은 전일 장 마감후 우리스팩1호 주식 2500주(0.07%)를 장내에서 처분해 보유 주식이 75만7100주(19.02%)로 줄었다고 공시했다. 이어 히든챔피언스팩1호 주식 1만2000주(0.07%)도 장내에서 매도해 보유 주식이 319만484주(19.82%)로 줄었다고 밝혔다.

앞서 동부자산운용은 지난 22일 신한스팩1호 주식 3058주(0.04%)를 처분해 보유 주식이 146만2075주(17.72%)로 감소했다고 신고했다.

이에 대해 홍영기 동부자산운용 본부장은 "채권혼합형 펀드 중 스팩을 편입한 펀드의 주식 보유 비율이 30%를 넘으면 안 되는 신탁계약 조항이 있다"면서 "최근 편입한 스팩의 주가 상승으로 보유 비율이 30%를 넘게돼 보유 중인 지분을 처분했다"고 말했다.

동부자산운용은 전일 기준으로 해당 펀드가 주식 30.2%, 채권 56.7%, 기타 유동 자산 13.1%의 비중으로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펀드 운용 약관(신탁계약서)에 명시된 제18조 제1항에 규정되어 있는 주식투자 한도(30%)를 초과한 것이다.

홍 본부장은 "자산 편입 비중을 맞추기 위해서 처분한 것이기 때문에 수익 실현을 위한 목적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부 스팩 지분을 처분한 이후에도 전일 기준으로 여전히 주식 비중이 30% 이상을 초과하고 있다"면서도 "제20조 제1항 단서 조항에 의거해 15일간의 유예 적용을 받고 있고, 이후 15일 이내에 자산가치가 하락(30% 이내 축소)하지 않으면 일부 지분 매도를 통해 편입 비율을 재조정해 규정에 맞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 스팩의 M&A 이슈 등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아직은 차익실현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공모가 대비 지나치게 많이 오른 스팩은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