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한국형 가속기'…암치료·우주 연구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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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벨트 핵심 'KORIA' 박차
국제기술委 중간점검 통과…가속방식 '사이클로트론' 확정
희귀원소·원자력 연구 등 활용, 4600억 투입…2018년께 완공
국제기술委 중간점검 통과…가속방식 '사이클로트론' 확정
희귀원소·원자력 연구 등 활용, 4600억 투입…2018년께 완공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들어설 거대 과학연구시설 중이온가속기의 모습이 구체화되고 있다. 26일 중이온가속기 설계책임자인 홍승우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에 따르면 한국형 중이온가속기인 희귀동위원소가속기(KORIA:Korea Rare Isotope Accelerator)는 최근 16명의 세계 석학으로 구성된 국제기술자문위원회(위원장 제리 놀렌 미 아르곤국립연구소 석좌연구원)로부터 중간점검 결과 합격점을 받았다.
정부는 2012년까지 주요 부품 상세설계 및 시제품 제작을 거쳐 2017~2018년 가속기동과 연구동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이온가속기는 우주의 비밀을 풀려는 천체 · 핵물리학을 비롯 의학 · 바이오 · 재료과학 등 각 분야에 활용될 수 있어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만능 연구도구 중이온가속기
가속기는 전자속기 양성자가속기 중이온가속기 등으로 나뉜다. 양성자는 전자보다 질량이 약 200배 무거우며,헬륨 우라늄 등 중이온은 양성자보다 10~100배 더 무겁다. 탁구공보다 농구공,농구공보다 볼링공을 돌리는 게 더 어렵듯이 중이온가속기는 가장 어려운 기술을 필요로 한다. 가속기는 전자 중이온 등을 광속으로 돌려 특정 물질에 부딪친 뒤 깨진 상태를 보거나 이 과정에서 나오는 방사광을 이용하거나 물성을 분석하는 것이다.
중이온을 돌리는 이유는 자연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희귀동위원소'를 생산해 물질의 근원을 알아내고 각종 산업에 이용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면 자연상태 탄소 핵자 수는 양성자 6개,중성자 6개인 12번이 가장 많다. 반면 11번 탄소동위원소(양성자 수는 같지만 중성자 수가 다른 것)는 자연상태에서 없지만,가속기로 만들어내면 암치료용 방사광 물질로 쓰인다. 주석(tin)의 경우 자연상태에서는 120번이 가장 많다. 하지만 우라늄을 가속해 특정 물질에 충돌시키면 132번 주석이 나온다. 이는 초신성(밝기가 태양의 수억~수백배인 별)이나 태양 등 거대 별의 진화 연구에 쓰인다. 반감기가 초 단위로 짧아 극한 시공간 속에서 별의 생성과 소멸 순간을 분석하는 도구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우주의 생성 비밀에 다가가고 있는 스위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강입자가속기(LHC)도 한 점에서 폭발해 현재 우주가 생겼다는 '빅뱅이론'에 근거해 이와 유사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홍 교수는 "암 치료,우주 연구,원자력 연구 외에도 초전도물질이나 스핀트로닉스(전자가 갖는 위 또는 아래 방향의 자성 연구) 등 조금씩 베일이 벗겨지고 있는 첨단 연구도 가속기의 역할이 아주 크다"고 말했다.
◆日 양성자가속기, 이용길 열려
4600억원이 투입될 KORIA는 양성자부터 우라늄까지 모든 입자와 원소,이온을 가속하며 최대 에너지는 200MeV/u(핵자당에너지)로 우라늄을 가속할 경우 이론상으로 4만7600(우라늄 핵자 238?C200)MeV(메가전자볼트)가 넘는 엄청난 에너지가 나온다.
현재 200여명의 연구진으로 구성된 설계팀은 11월까지 KORIA의 기본 설계 보고서를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가속방식은 사이클로트론(나선형 가속방식)으로 확정됐다.
한편 J-PARC(일본의 초거대 양성자가속기시설) 이용연구지원사업단(단장 박제근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은 최근 국내 연구자들이 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일본 J-PARC센터와 협정을 체결했다. 원자력발전이나 핵융합발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중성자 컨트롤이다. 중성자를 만들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양성자를 가속해 핵을 때려 중성자를 튀어나오게 하는 것(핵파쇄중성자원)이다. J-PARC는 이 부문에서 세계 최고 성능을 갖고 있으며 50Gev(기가볼트)의 에너지출력을 낸다. 사업단은 J-PARC의 세부 시설과 연구정보 등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국내 연구자와 J-PARC 연구진 간 공동 연구를 매개하고 1인당 300만원의 체재비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정부는 2012년까지 주요 부품 상세설계 및 시제품 제작을 거쳐 2017~2018년 가속기동과 연구동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이온가속기는 우주의 비밀을 풀려는 천체 · 핵물리학을 비롯 의학 · 바이오 · 재료과학 등 각 분야에 활용될 수 있어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만능 연구도구 중이온가속기
가속기는 전자속기 양성자가속기 중이온가속기 등으로 나뉜다. 양성자는 전자보다 질량이 약 200배 무거우며,헬륨 우라늄 등 중이온은 양성자보다 10~100배 더 무겁다. 탁구공보다 농구공,농구공보다 볼링공을 돌리는 게 더 어렵듯이 중이온가속기는 가장 어려운 기술을 필요로 한다. 가속기는 전자 중이온 등을 광속으로 돌려 특정 물질에 부딪친 뒤 깨진 상태를 보거나 이 과정에서 나오는 방사광을 이용하거나 물성을 분석하는 것이다.
중이온을 돌리는 이유는 자연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희귀동위원소'를 생산해 물질의 근원을 알아내고 각종 산업에 이용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면 자연상태 탄소 핵자 수는 양성자 6개,중성자 6개인 12번이 가장 많다. 반면 11번 탄소동위원소(양성자 수는 같지만 중성자 수가 다른 것)는 자연상태에서 없지만,가속기로 만들어내면 암치료용 방사광 물질로 쓰인다. 주석(tin)의 경우 자연상태에서는 120번이 가장 많다. 하지만 우라늄을 가속해 특정 물질에 충돌시키면 132번 주석이 나온다. 이는 초신성(밝기가 태양의 수억~수백배인 별)이나 태양 등 거대 별의 진화 연구에 쓰인다. 반감기가 초 단위로 짧아 극한 시공간 속에서 별의 생성과 소멸 순간을 분석하는 도구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우주의 생성 비밀에 다가가고 있는 스위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강입자가속기(LHC)도 한 점에서 폭발해 현재 우주가 생겼다는 '빅뱅이론'에 근거해 이와 유사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홍 교수는 "암 치료,우주 연구,원자력 연구 외에도 초전도물질이나 스핀트로닉스(전자가 갖는 위 또는 아래 방향의 자성 연구) 등 조금씩 베일이 벗겨지고 있는 첨단 연구도 가속기의 역할이 아주 크다"고 말했다.
◆日 양성자가속기, 이용길 열려
4600억원이 투입될 KORIA는 양성자부터 우라늄까지 모든 입자와 원소,이온을 가속하며 최대 에너지는 200MeV/u(핵자당에너지)로 우라늄을 가속할 경우 이론상으로 4만7600(우라늄 핵자 238?C200)MeV(메가전자볼트)가 넘는 엄청난 에너지가 나온다.
현재 200여명의 연구진으로 구성된 설계팀은 11월까지 KORIA의 기본 설계 보고서를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가속방식은 사이클로트론(나선형 가속방식)으로 확정됐다.
한편 J-PARC(일본의 초거대 양성자가속기시설) 이용연구지원사업단(단장 박제근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은 최근 국내 연구자들이 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일본 J-PARC센터와 협정을 체결했다. 원자력발전이나 핵융합발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중성자 컨트롤이다. 중성자를 만들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양성자를 가속해 핵을 때려 중성자를 튀어나오게 하는 것(핵파쇄중성자원)이다. J-PARC는 이 부문에서 세계 최고 성능을 갖고 있으며 50Gev(기가볼트)의 에너지출력을 낸다. 사업단은 J-PARC의 세부 시설과 연구정보 등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국내 연구자와 J-PARC 연구진 간 공동 연구를 매개하고 1인당 300만원의 체재비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