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진주 찾기인가, 단타매매의 희생양인가?

대형주(株)가 부진한 사이 보유자산 대비 저평가된 가치주 발굴이 탄력을 받고 있지만 거래량이 극히 부진한 종목들이 대부분이어서 단기수익을 노린 단타매매족들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에 이어 화장지 등 위생용지 제조업체 삼정펄프가 이날 절대 저평가 가치주로 지목되며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이날 삼정펄프에 대해 기업가치(EV)를 법인세 등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EV/EBITDA가 0.4배로 절대 저평가 종목이라고 분석했다.

EV/EBITDA가 0.4배라는 것은 관련 상장사 주식을 모두 매수하더라도 회사 내 현금성자산과 영업이익만으로 5개월(0.4년) 만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남양유업도 EV/EBITDA가 0.4배로 국내 상장사 중 가장은 낮은 수준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에 주목을 받았었다. 세방전지삼성공조도 절대 저평가 가치주로 회자되면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주가는 이 같은 가치주 평가에 걸맞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남양유업의 경우 저평가 가치주라는 증권사 분석이 나온 다음날인 지난 15일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후 다음날까지 12%대 급등세를 보였지만 이후 사흘동안 내리막길을 걸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평소 1000주를 넘지 않던 일일 거래량도 급등 당시 2만4176주까지 급증했지만 이후 1000주~3000주 수준까지 내려왔다.

삼정펄프 역시 이날 증권사의 절대 저평가 분석에 장 시작과 동시에 급등하기 시작해 최고 11%대 오름세를 보였지만 이후 상승 폭을 줄이며 3%대에 머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최근 가치주 발굴 작업들이 가치주 재발견이라기 보다는 장기 보유하고 있는 기관들에게 물량을 털어낼 기회를 만들어 주거나, 유동성을 이용해 단기매매에 나서는 일부 투자자들의 희생양을 만드는 거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주가결정 요소는 가치뿐만 아니라 시장의 관심과 수급도 중요한 만큼 단기 상승 속도만 보고 달리는 말에 올라탔다 거래량이 없어 발이 묶이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반투자자들은 가치주 투자의 경우 실제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2~3년의 장기보유가 필수적이란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