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급속 충전기 제조부문에서는 전북 군산에 소재한 시그넷시스템(대표 황호철)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1998년 설립 이후 지게차 골프카 청소차 등에 사용되는 산업용 충전기를 제조해 세계 20여개국에 연간 60만대 이상을 수출하고 있는 업계 선두주자이기 때문이다.

전기차 급속충전기 제조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호남광역권 선도산업 주관사업자로 선정돼 근거리 전기차(NEV)용 온 보드(On-Board) 고효율 충전기와 오프 보드(Off-Board) 고효율 급속충전기 개발과제를 수행 중이다.

시그넷시스템은 또 세계 최초로 스위칭 타입의 프리 볼트,프리 주파수 타입의 방수형 산업용 충전기를 개발해 상용화한 회사로도 주목받았다. 전기차용 급속 충전기에 여러 개의 모듈을 조합해 충전용량을 늘리는 '병렬모듈 충전방식' 특허 기술도 이 회사의 대표적인 개발작품이다. 이 방식은 특히 거대 용량의 급속충전기 개발을 위한 필수 기술이어서 부가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제품이 고장나면 충전기 내 모듈만 교체하면 재사용할 수 있어 보수관리가 편리하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일본 업체가 보유한 동급의 고정식 급속 충전기에 비해 부피나 무게가 절반 정도에 불과하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일본 등 해외 업체로부터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에 버스충전용 60㎾급 대용량 급속 충전기(사진)를 납품하고 있다.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 때는 LG CNS와 공동 개발한 250㎾급 초대용량 충전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군산=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