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서 동네북처럼 얻어터지기만 하던 삼성전자가 달라졌다. 올 들어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커뮤니케이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소통을 시작하더니 '소셜 말문'이 터졌다. 소비자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하면서 껄끄러운 관계를 개선하고 있다.

최근의 변화는 페이스북을 통해 고객과 대화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8월부터 페이스북 팬페이지(SamsungTomorrow)를 통한 소통을 시작했다. 그 결과 팬페이지 팬(독자)이 하루 200여명씩 늘어 1만3700여명에 달했다. 국내 기업이 운영하는 한글 팬페이지로는 팬이 가장 많다. 휴대폰과 TV 담당 사업부에서는 영어 팬페이지를 운영해 각각 8만여명,4만여명의 팬을 확보했다.

팬페이지가 기존 홈페이지와 다른 점은 사람 냄새가 나고 양방향이란 점이다. 25일에는 칠레 광부들이 매몰된 상태에서 삼성 휴대폰으로 축구 경기를 보며 구조를 기다렸다는 글을 '담벼락'에 올렸다. 이에 대해 50여명이 '좋아요' 버튼을 눌렀고 20여명이 댓글을 달았다. '가슴이 찡''지하에서도 휴대폰이 터지나''광고성 글은 올리지 않는 게 좋겠다' 등 다양한 의견이 올라왔다.

트위터(@samsungtomorrow)에서도 소통에 주력한다. 제품 소개 글을 올릴때도 있지만 소비자 질문에 답하는 게 대부분이다. 요즘에는 '갤럭시S 언제 업그레이드 해주느냐'는 질문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이때마다 '최종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답변하지만 분통을 터뜨리는 사람도 있다. 트위터는 연초에 시작했으며 팔로어(독자)는 2만1700여명이다.

삼성전자 온라인 홍보를 담당하는 김정현 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아이폰이 들어와 삼성에 대한 감정이 나빠질 무렵 트위터를 시작했다. 일단 '말을 하자'고 했다. (소비자들이) 물어보는데 대꾸하지 않으면 기분 나쁘지 않겠느냐.조금 염려했는데 말을 했더니 통했다. 잘못 알려진 부분을 설명해주면 대부분 수긍했다. 말을 하자.빨리 하자.거짓말하지 말자.세 가지를 모토로 삼고 있다. "

지난 2월에는 '삼성투모로우'라는 회사 블로그도 개설했다. 임직원 72명으로 '블로거스'라는 필진을 구성해 자발적으로 글을 올리게 했다. 최근에는 나상용 사원이 장원기 사장을 인터뷰 해 블로그에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스토리텔러'라는 대학생 블로거 필진도 구성했다.

김광현 IT전문기자(트위터 @kwang82)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