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병하 신임 회장 "OKTA가 中企 해외시장 진출 첨병 될 것"
"국내 기업들이 해외시장을 '대한민국 시장'으로 만들도록 하는데 월드-옥타가 그 역할을 다해나갈 것입니다. "

26일 경기도 수원 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5차 정기총회에서 16대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 World-OKTA) 회장에 선임된 권병하 헤니권코퍼레이션 대표(61 · 말레이시아 · 사진)는 "월드-옥타가 한국 경제의 발전의 디딤돌이 되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회장의 임기는 11월1일부터 2012년 말까지다.

권 회장은 '월드-옥타의 출발은 고국이 어려울 때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무역인들이 한국 상품을 우선 구매해 팔겠다는 모국사랑운동에서 비롯됐다"며 "앞으로도 모국 상품을 먼저 해외에 팔고 모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적극 돕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인턴십 등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연간 1000명 이상을 해외에 취업시키는 등 모국 청년실업난 해결에도 일조하겠다"고 덧붙였다.

권 회장은 월드-옥타의 질적인 성장을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월드-옥타는 세계 각국에 퍼져나가면서 양적으론 대규모 조직으로 성장했지만 이제는 좀더 내실을 다지는 질적인 성장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현재 섬유 · 봉제분과위원회 기계분과위원회 등 8개로 돼 있는 분과위원회를 정보기술(IT) · 인터넷홈쇼핑 · 식품분과위원회 등 3개를 추가해 전문성을 꾀하기로 했다. 그는 "국내 중소기업이 실질적으로 필요로하는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월드-옥타 회원들의 전문성을 활용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세분화된 분과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월드-옥타는 그 나라에서 인구가 많고 경제적으로 중심이 되는 주요도시에는 모두 지회를 두겠다는 전략이다. 거미줄망을 갖춰놓아야 한국 기업들이 해외시장을 내수시장처럼 폭넓게 활용하며 경제강국의 위상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권 회장은 "딱히 언제까지 몇개의 지부를 늘리겠다는 구체적인 숫자는 없지만 월드-옥타의 전략은 세계 모든 나라에 최소한 1곳의 옥타를 두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소개했다.

권 회장은 말레이시아에서 자수성가한 옥타의 간판 기업인이다. 경북 예천 출신인 권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국내 대기업에 다니다 무역업체를 차려 꽤 많은 돈을 벌었다. 하지만 1981년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데다 보증서준 사람의 부도수표를 대신 갚아주면서 거리에 나앉을 상황이 됐다. 이때 지갑에 남은 돈은 한화 200만원과 미화 1600달러.권 회장은 가족에게 200만원을 쥐어주고 자신은 1600달러를 갖고 말레이시아로 훌쩍 떠났다. 이렇게 정착한 말레이시아에서 권 회장은 헤니권코퍼레이션을 27년 만에 직원 250여명을 두고 연매출 1억5000만달러를 올리는 중견기업으로 키웠다.

이 회사는 대형빌딩 공장 발전소 등에 사용하는 전력전달장치인 버스덕트(busduct)를 생산해 40여개국에 수출,30%의 세계 시장점유율로 지멘스와 GE를 누르고 1위 기업이 됐다. 권 회장은 초창기 말레이사아 왕궁에 불량 전구를 납품했다가 혼쭐이 나는 등 갖은 역경을 딛고 한인무역상으로 성공신화를 썼다.

특히 권 회장은 현지에서 경찰청 직원을 위해 150만달러를 장학금으로 내놓는 등 매년 사회봉사활동을 펴왔다. 권 회장은 이런 활동을 인정받아 2006년 말레이시아 국왕으로부터 '다토(Dato)'라는 백작 작위를 받기도 했다.

그는 "월드-옥타 회원들은 한국인 특유의 인내와 도전정신으로 모국이 경제강국으로 성장하는데 크게 기여해왔다"며 "젊은이들이 국내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는 국내 언론매체와 월드-옥타의 위상을 적극적으로 알려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