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0] 교육부문 정부투자 미흡…출산율 높이고 '인재 풀'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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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재개발 경쟁력 보고서' 분석
여성인력 활용 여전히 낮아…잦은 정책변화 '후진적'
28일 발표 '인재개발 보고서', 정부 가이드라인 역할 할 것
여성인력 활용 여전히 낮아…잦은 정책변화 '후진적'
28일 발표 '인재개발 보고서', 정부 가이드라인 역할 할 것
서울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한국경제신문이 공동조사해 26일 발표한'글로벌 인재개발 경쟁력 보고서'에는 한국 사회의 실상이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 사교육비 등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높은 청년 실업률과 낮은 여성노동력 활용,잦은 정책 변화 등은 여전히 후진적인 모습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는 많지만 인재 개발과 배분,유치 등을 위한 사회 · 문화적 토양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출산율을 높여 인적자원 공급을 늘리고 글로벌 시대에 맞게 다른 사람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존중할 줄 아는 문화 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번 평가는 우리나라가 인재 개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보완할 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인재포럼 공동주최 기관이라는 점에서 28일 포럼에서 공식 발표될 '2010년 글로벌 인재개발(HRD) 경쟁력 보고서'는 정부의 인재 육성 정책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출산율이 인재양성에 최대 변수
세부 평가 부문 중 가장 낮은 순위인 27위를 나타낸 '공급조건(양적 측면)'은 국내에 '인재 풀'이 그만큼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산율 등을 지표로 삼은 이 평가는 우리나라의 저출산율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인재대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우선 인적자원의 양(인구 수)이 일정 수준 이상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인구 수는 인적 자원의 경쟁력 자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신생아 1명이 평생 동안 1.15개의 일자리와 12억2000만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한다. 국내 출산율(2010년 인구 1000명당 8.93명)이 현재 수준으로 계속 감소하면 우리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현재의 4% 수준에서 1.8%대로 하락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글로벌 시민의식 키워야
해외 고급두뇌 유치와 관련된 '세계화' 부문 평가에서도 우리나라는 조사 대상국 중 27위에 머물렀다. 이 평가는 △다양성에 대한 존중 △글로벌 시민의식 △외국 학생 비율 △국제회의 개최 수 등을 지표로 삼았다. 다른 국가와의 인적 자원 및 지식의 교류가 활발할수록 국가 인적자원개발(HRD)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실제 미국에선 전체 대학원생 중 외국인 학생 수의 비중이 커질수록 특허 신청 및 취득 건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와 같은 국제회의 개최가 GDP 증가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특히 성숙한 시민의식 및 다양성을 존중해주는 문화도 글로벌 인재를 키우는 문화적 토대라는 게 연구팀의 지적이다. 그러나 월드 밸류 서베이(2005~2008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다른 인종과 이웃으로 지내고 싶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36.4%에 달해 19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았다.
◆아이디어 존중하는 문화 필요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존중과 모험 및 도전의식,공동체 의식 등을 지표로 삼아 평가한 '문화' 부문에서도 우리나라의 순위는 26위로 최하위권이었다. 연구팀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수용할 수 있는 개방된 문화와 국민의 신뢰가 인재개발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월드 밸류 서베이 조사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응답한 비율이 77.6%로 스웨덴(95.6%),스위스(95%),캐나다(94.4%) 등보다 낮은 17위에 머물렀다.
◆교육부문 정부 투자 늘려야
교육에 대한 정부 및 민간의 투자는 전체 4위로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는 대부분 민간 투자에서 비롯됐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2007년 기준 정부의 교육에 대한 투자 규모는 GDP 대비 4.2%로 조사대상국 중 20위였지만 민간이 교육에 쓴 돈은 GDP 대비 2.8%로 1위를 차지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