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국정감사에서 방만경영이 문제가 된 한국전력 가스공사 강원랜드 등 공기업에 대해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예산을 깎고 인사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2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예를 보면 우리나라가 공기업 천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아직 서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공무원들은 3년간 임금이 동결되는 등 고통을 분담하고 있는데 공공기관에서 재정을 물 쓰듯 하는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정감사 후속점검 형식으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김재경 지경위 간사는 "강원랜드에서는 직원들이 범죄로 횡령한 금액이 수십억원이 되는데 회수는 상당히 미흡했다"며 "한전과 가스공사 등 메이저급 공기업들은 퇴직금 등을 과다 지급하고 복리후생이라는 명분으로 전세주택자금,학자금,복지카드 등을 과다하게 사용하거나 지급해 물의를 빚었다"고 지적했다.

유기준 외통위 간사는 "국제교류기금의 방만한 경영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며 "위험성이 큰 파생상품에 투자해 2010년 6월 말까지 333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유일호 재정위 간사는 "상임위에서 한국투자공사가 메릴린치 BOA에 투자를 잘못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방만한 경영 상태가 적발된 공기업에 대해 △예산삭감 △기획재정부의 공기업 경영평가 항목에 도덕적 해이와 부패행위 반영 △상임위의 감사청구권 적극 활용 등을 통해 경영상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옥임 원내대변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공기업 경영평가에 방만한 경영 상태를 반영하는 조항을 넣을 경우 기관장의 인사에도 불이익을 주기 때문에 공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이번 국정감사에 불출석한 증인들을 모두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감 증인 불출석 문제는 매년 되풀이되는 고질적인 문제인데 이런 풍토는 이번에 바로잡아야 한다"며 "모든 불출석 증인에 대한 고발조치를 각 상임위에서 해달라"고 주문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