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행복한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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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중순 모처럼 시간을 내 아내와 합천 해인사를 다녀왔다. 해인사를 찾아가는 길에 만난 가을은 너무나 청아했는데,옷을 갈아입은 나무들과 그 사이로 비치는 따스한 햇살,그리고 맑고 푸른 하늘은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여유와 안식을 전해주는 듯했다. 특히 또 다른 '나'이자 오랜 벗인 아내와 함께 걷는 산길은 참 행복한 동행이었다.
오랜만에 일상에서 벗어나 느낀 것은 작지만 소소한 것에서 오는 '행복'이었다. 산기슭에서 불어오는 청량한 바람에 머리가 맑아지고 산중턱 고즈넉한 전통찻집의 차 한잔에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걸 보면 '행복'이란 먼 곳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일상에서 느끼는 소중한 감정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산사로 가는 길이어서 더욱 그랬는지,산행 길에 문득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 준 한 권의 책이 떠올랐다. 법정 스님이 쓴 '일기일회'에서 언급된 '꾸뻬 씨의 행복여행'이라는 책이었다. 아마 책에서도 산길을 걸으며 느끼는 행복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꾸뻬 씨의 행복여행'은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인 프랑수아 를로르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으로,행복에 대한 자아 찾기 글이다. 이 책이 특히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의사로서 많은 사람의 질병을 치료한 지은이가 마음의 병을 앓고 오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행복을 줄 수 없음을 고뇌하고,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 길을 떠난다는 점이었다. 질병 치료를 위한 의약품을 만드는 제약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도 늘 아쉽고 안타깝게 느끼는 점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책은 행복에 대해 여러가지를 말하고 있지만 가장 공감할 수 있었던 부분은 사람이 행복하지 못한 것은 행복 자체를 목표라 믿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돈 명예 지위 등으로 행복지수를 따지는 세상에서 우리는 점점 더 숫자로 평가되는 행복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벌써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저마다 세운 목표를 돌아보고,달성 여부를 확인하는 시기이며,기업은 내년 계획을 세우기에 바쁜 때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분주함 속에서도 조금의 여유를 갖고 일상에서의 '행복'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진정한 행복은 먼 훗날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는 나 자신 안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현재의 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쁘게 일하고,해놓은 일을 기뻐하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한다. 이번 산행을 통해 느낀 작은 행복처럼 순간순간 놓치기 쉬운 행복의 순간들을 찾을 수 있는 마음의 눈을 가졌으면 한다. 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모든 일,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그 자체가 행복이라 하니,아내와 함께했던 이 가을날의 산행은 진정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김진호 < GSK 한국법인 대표 Jin-ho.kim@gsk.com >
오랜만에 일상에서 벗어나 느낀 것은 작지만 소소한 것에서 오는 '행복'이었다. 산기슭에서 불어오는 청량한 바람에 머리가 맑아지고 산중턱 고즈넉한 전통찻집의 차 한잔에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걸 보면 '행복'이란 먼 곳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일상에서 느끼는 소중한 감정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산사로 가는 길이어서 더욱 그랬는지,산행 길에 문득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 준 한 권의 책이 떠올랐다. 법정 스님이 쓴 '일기일회'에서 언급된 '꾸뻬 씨의 행복여행'이라는 책이었다. 아마 책에서도 산길을 걸으며 느끼는 행복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꾸뻬 씨의 행복여행'은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인 프랑수아 를로르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으로,행복에 대한 자아 찾기 글이다. 이 책이 특히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의사로서 많은 사람의 질병을 치료한 지은이가 마음의 병을 앓고 오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행복을 줄 수 없음을 고뇌하고,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 길을 떠난다는 점이었다. 질병 치료를 위한 의약품을 만드는 제약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도 늘 아쉽고 안타깝게 느끼는 점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책은 행복에 대해 여러가지를 말하고 있지만 가장 공감할 수 있었던 부분은 사람이 행복하지 못한 것은 행복 자체를 목표라 믿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돈 명예 지위 등으로 행복지수를 따지는 세상에서 우리는 점점 더 숫자로 평가되는 행복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벌써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저마다 세운 목표를 돌아보고,달성 여부를 확인하는 시기이며,기업은 내년 계획을 세우기에 바쁜 때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분주함 속에서도 조금의 여유를 갖고 일상에서의 '행복'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진정한 행복은 먼 훗날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는 나 자신 안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현재의 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쁘게 일하고,해놓은 일을 기뻐하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한다. 이번 산행을 통해 느낀 작은 행복처럼 순간순간 놓치기 쉬운 행복의 순간들을 찾을 수 있는 마음의 눈을 가졌으면 한다. 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모든 일,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그 자체가 행복이라 하니,아내와 함께했던 이 가을날의 산행은 진정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김진호 < GSK 한국법인 대표 Jin-ho.kim@gsk.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