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현대자동차에 사과한 뒤 경총에 복귀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현대차는 새 노사관계법 시행을 앞둔 작년 말 경총이 일부 조항에 대해 타협적인 태도를 보이자 모든 계열사와 함께 탈퇴했다.

이 회장은 27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재계 서열 2위인 현대 · 기아차가 경총에서 빠진 것은 양측 모두에 불행한 일"이라며 "탈퇴 과정에서 잡음이 나온 데 대해 사과하고 시정할 게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 실무적인 선에선 현대차와 여전히 협력하고 있어 조만간 현대차 복귀가 가시화할 것이란 게 이 회장의 기대다. 그는 "다음 달 가동하는 복수노조 관련 태스크포스 모임에도 현대차가 다른 주요 그룹과 함께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회장은 2년간의 재임기간 중 △상생의 노사관계 △일자리창출 기반 조성 △공정사회 건설을 위한 기업의 변화와 혁신 △외국인 투자확대 유도 등 4대 과제를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은퇴자나 노인의 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시니어 센터'(가칭)도 설립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주한 외국상공회의소 회장단과 정기적으로 만나는 모임을 만들어 한국의 노동 정책과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고 이들 기업의 애로사항을 정부에 건의하는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대기업 수사와 관련해선 "독립된 국가기관이 독자적인 역할을 하는 데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상급단체인 한국노총 파견자의 임금을 경총 등 경제단체가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이 회장은 "국가 경제적 이익이란 큰 틀에서 봐야 한다"며 "개별 임금을 지급하지는 않겠지만 과거처럼 노사협력 프로그램엔 기금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