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병원그룹이 중국 화빈(華彬)그룹과 손잡고 병원 경영 노하우를 중국 시장에 수출한다.

차병원그룹은 "옌빈(嚴彬 · 56 · 사진) 화빈그룹 회장이 28일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여는 안티에이징 라이프센터 '차움'의 개소식 참가차 방한해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차움 관계자는 "옌 회장은 MOU에 따라 스위스나 미국으로 의료쇼핑에 나서고 있는 중국 상류층을 차움으로 유치하는 한편 베이징에 지을 예정인 (화빈그룹의) 건강관리소를 차움 형태로 설립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차병원그룹은 베이징병원 건립에 대한 자문을 해주고 경영에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초 중국 갑부 순위 5위에 오른 옌 회장의 자산은 360억위안(6조1200억원).작년 자산총액은 280억위안으로 부호 순위 10위였지만 지난 한 해 동안 80억위안을 벌어들이며 '톱 5'에 진입했다. 지난해 하루 평균 벌어들인 돈은 한국돈으로 37억원.그는 태국 화교로 태국 공주와 결혼한 태국왕가의 사위다. 태국 국회의장 특별경제고문을 맡기도 했다.

1984년 화빈그룹을 창업,홍니우(紅牛 · red bulls)라는 태국의 자양강장제를 중국에 유통시키면서 큰돈을 벌기 시작했다. 홍니우는 현재 중국 기능성 음료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지난 주말 전남 영암에서 열린 F1 코리아 그랑프리대회에 레드불스 레이싱팀을 출전시키기도 했다.

옌 회장은 화빈그룹의 사업영역을 홍니우 외에 부동산 개발과 호텔경영 체육 문화사업 등으로 확장 중이다. 베이징 인근에서 가장 비싼 화빈골프장(54홀)과 승마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에는 베이징의 중심지역인 창안지에(長安街)에 쌍둥이 빌딩을 완공,호텔을 열었다. 호텔은 주니어스위트 이상급 방으로만 이뤄졌다. 이곳 지하에 개인 음악홀을 만들어 올해 초 플라시도 도밍고를 초청,100명의 지인만을 초대해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차병원그룹은 화빈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차움의 세계 진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기초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데다 일본 기업들도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 · 중 · 일에서 차움의 독특한 병원 모델이 안착할 경우 병원경영 노하우를 각국의 의료제도와 경제 수준에 맞게 변형시켜 전 세계로 수출한다는 전략이다.

차병원그룹은 이미 할란 클라이먼 미국 쇼어라인퍼시픽 및 리제네레이션 회장(69)과 제휴해 미국 내 차움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정노 차움 대표원장은 "의료관광을 통해 향후 2년 안에 3600만달러(420억원)의 외화를 벌어들이겠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조주현 베이징 특파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