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으로 철강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철강 수요가 줄어든 데다 올 들어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철강업체들이 잇따라 부진한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AFP통신은 27일 "아르셀로미탈을 비롯한 메이저 업체들의 3분기 실적이 부진했다"며 "올 4분기에도 철강업계가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은 이날 3분기 순익이 전 분기 대비 21% 급감한 17억달러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매출도 2.8% 감소했다. 미국 1위 철강업체인 US스틸도 3분기에 51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손실폭이 전 분기(2500만달러)에 비해 오히려 확대됐다. 미국 3위 업체인 AK스틸 역시 같은 기간 5920만달러 손실을 냈다. 한국의 포스코도 지난 12일 3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39.5% 줄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음 주에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신일본제철이나 웨스트체스터 등도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이저 업체들의 잇따른 실적 부진이 전 세계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수요 감소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철강업체들은 더블딥(경기 반짝 회복 후 침체) 우려가 가시지 않는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큰 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급등한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도 철강업체 실적 부진의 또 다른 이유다. 이날 현재 중국의 철광석 현물 가격은 t당 120.5달러로 1년 전 74.5달러에 비해 60% 급등했다. 이렇듯 원가 부담이 늘면서 철강업체들의 실적이 나빠졌다는 분석이다. AFP통신은 중국 철강업체들의 덤핑도 메이저 업체들의 실적 부진에 한몫 했다고 분석했다.

철강업체들의 실적 부진은 내년 초반까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WSJ는 "전 세계 경제 회복이 고르지 못할 것"이라며 "당분간 철강업체들에 대한 전망은 비관적"이라고 진단했다. 락시미 미탈 아르셀로미탈 최고경영자(CEO)는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 등 경기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며 "올 4분기에 미국의 철강 수요가 2~3%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2위 철강업체인 뉴코의 대니얼 디미코 CEO도 "미국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4분기 경영환경은 올해 중 최악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포스코도 "올 4분기에는 3분기보다 더욱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며 올해 영업이익 목표를 7% 낮췄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