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1.2원(1.00%) 급등한 1128원 마감…미 달러화 강세 흐름

환율이 이틀째 상승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밤사이 미국 달러화 반등의 영향으로 상승 압력을 받았다. 이날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양적완화 규모에 대한 보수적인 관측이 제기되면서 주요 통화 대비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전일종가보다 5.2원 오른 1122원에 출발한 환율은 비슷한 수준에서 제자리걸음을 걷다가 장중 중국 고시환율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에 주목,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며 장중 1130원대까지 치솟았다.

이날 김중수 한은 총재가 주한유럽상공회의소 주최 세미나 오찬 연설에서 자본 유출입 규제 방안을 언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의 경계심리가 고조됐다.

김 총재는 그러나 "자본 유출입 충격을 흡수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면서도 "규제책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수준을 지켰다.

중국 인민은행은 전일 고시환율인 6.6792보다 높은 6.6912 위안을 책정, 역내외 달러화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1133.2원까지 고점을 높였던 환율은 이후 오름폭을 반납하면서 전날보다 11.2원 오른 1128원에 장을 끝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119.3~1133.2원 사이에서 거래됐다.

수급 면에서는 월말 수출업체의 네고물량도 꾸준하게 공급됐지만 역외 중심의 쇼트커버성(달러 재매입) 수요에 밀리는 모습이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장 초반부터 네고물량 등이 공급되면서 상단을 제한했다"며 "이에 잠시 반락하기도 했지만 역외 매수세와 개입 경계감에 버거워하며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장중 한은이 발표한 2010년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지난 분기보다는 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분기 실질 GDP 증가율(전년동기대비) 8.1%와 2분기 실질 GDP 증가율 7.2%보다 다소 둔화된 수치였지만,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지난밤 미국 금융시장은 엇갈린 경제지표와 다음 달 2일(현지시간) 예정된 미 중간선거와 FRB의 경기부양책 발표 등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관망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민간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50.2를 기록, 전월(48.6)보다 상승했다. 반면 미국 20개 대도시 지역의 주택가격을 나타내는 8월 S&P·케이스쉴러 지수는 전월대비 0.2%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87포인트(0.51%) 떨어진 1909.54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1.95포인트(0.37%) 상승한 528.59를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는 820억원가량의 주식을 사들이며 나흘째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4시 26분 현재 1.3781달러에, 81.93엔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