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교육,모험이 필요하다(사회적 책임과 세계시민의식)'를 주제로 27일 진행된 본세션Ⅱ에서는 기업과 국가가 정책 및 경영 상황에 대해 판단할 때 더 이상 숫자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미래형 인재 양성을 위해선 지금의 전통적인 교육 방식으로는 힘들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이 세션은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이 좌장을 맡았고 제프리 페퍼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프랜시 피란 빌&멜린다게이츠재단 사장,조지프 폴리시 미 줄리아드음대 총장,토니 리틀 영국 이튼칼리지 교장 등이 발제 및 토론자로 참여했다.
◆숫자로만 판단하면 안 돼

페퍼 교수는 "현재 전 세계 많은 기업 및 국가의 지도자들은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는 성장률과 이익률 등 단지 숫자에만 매몰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총생산 증가율만으로는 한 기업을 제대로 알 수 없다"며 "더 이상 이런 지표들만 가지고 중요한 경영상의 판단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숫자 위주의 경영 방식으로는 '협소한 판단'밖에 내릴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피란 사장도 이에 동의하며 "성장률이 얼마나 떨어지고 있는지는 수치만 가지고는 알 수 없다"며 "실제 현장에서 보고 들으며 실제적인 문제로 와닿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페퍼 교수는 또 "미래 경영자들은 숫자에 앞서 사람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인간의 지속 가능성이 미래 경영 환경에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며 "사람이야말로 기업과 국가의 지속 성장 가능성을 측정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척도"라고 설명했다. 페퍼 교수는 '사람경영'을 위해서는 자율적인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무의 자율성에 대한 통제가 직원의 창의성을 말살하는 가장 부정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특히 "이제 모든 기업과 국가는 '구성원 웰빙 보고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우고 벌고 환원하는 인재 키워야

피란 사장은 "급속히 세계화되고 있는 미래 사회에서는 '세계시민의식'을 가진 인재가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시민의식에 대해 "'배우고,벌고,환원하기'라는 3단계에 걸친 활동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정신"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세계가 직면한 위기 상황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배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은 과거 선진국의 원조를 받았지만 이제는 스스로 발전을 통해 그것을 세계에 환원하고 있다"며 "진정한 세계시민의식을 실천하고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리틀 교장은 이에 대해 "이튼칼리지는 오래 전부터 '세계시민'이라는 교양 과목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미래 학교는 이런 시민의식을 반영하는 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사는 학생들을 가둬놓기보다 그들의 잠재력이 발휘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술 교육으로 인재 완성

폴리시 총장은 "예술은 때때로 기업 및 학계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며 "(예술이) 미래에 필요한 인재를 완성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폴리시 총장은 예술가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대중에게 보여주는 콘서트나 공연이 전부가 아니다"며 "예술가도 국가와 기업의 일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각 교육기관이 예술과 교육 제도를 통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리틀 교장도 "영국의 상위권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유일하게 중요한 것은 그들의 성적"이라며 "예술 활동을 포함해 다양한 활동과 경험이 미래 인재의 기본 조건"이라고 말했다. 획일적인 교육이 아닌 학생 개개인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애기다.

김일규/김주완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