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26~27일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이산가족상봉 정례화 등 인도주의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적십자회담을 개최했지만 구체적인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다만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북측이 요구한 쌀 · 비료 등 대규모 지원 문제는 오는 11월25일 적십자회담을 열어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북측은 회담에서 쌀 50만t과 비료 30만t 지원을 요구하면서 남측의 입장표명을 촉구했다. 북측은 상봉 정례화등 이산가족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쌀 · 비료를 제공하면 풀어 갈 수 있다며 이산가족 문제와 인도적 지원 문제를 연계시켰다. 또 이산가족면회소를 매개로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이에 대해 남측은 "대규모 지원은 적십자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당국에서 검토할 사안"이라며 "상봉 정례화 문제와 생사주소 확인,서신교환,국군포로 · 납북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11월25일 차기 적십자회담을 개최하자"고 북측에 제의했다. 금강산 관광에 대해서도 상봉 정례화와 금강산관광 문제는 별개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정부는 쌀 지원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인도적 지원과는 별개 사안이라는 입장이어서 차기 회담이 열려도 합의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지난 7일 한경밀레니엄포럼 기조연설에서 "북한에 인도적 지원은 계속하겠지만 30만~40만t 규모의 쌀은 인도적 지원이라고 볼 수 없고 정치적 결단의 문제"라며 다소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현 장관은 이날 세종연구소 국가전략포럼에서도 "천안함이 피격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북한은 한 걸음도 앞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