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가 기대 이하일 것이란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다우지수는 떨어졌다.반면 기술주들의 선전에 힘입어 나스닥지수는 소폭 상승했다.

27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43.18포인트(0.39%) 떨어진 11126.28에 거래를 마쳤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19포인트(0.27%) 내린 1182.45로,나스닥지수는 5.97포인트(0.24%) 상승한 2503.26에 장을 마감했다.

경계심리가 시장을 지배한 하루였다.다음주로 예정된 중간선거와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불확실성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다우지수는 한때 1% 이상 하락했으나 달러 강세의 힘이 빠진 데 따른 추격 매수세가 장 후반 유입돼 폐장 직전 낙폭을 만회했다.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든 것은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 가운데 하나인 국책 매입 규모였다.당초 시장은 1조~2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다.하지만 최근 이 규모가 수천억달러선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면서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흘러나왔다는 게 마켓워치의 분석이다.

연준은 앞서 금융위기 기간에 국채매입 등을 통해 약 2조달러를 시장에 풀었다.제이 서스킨드 던컨윌리엄스투자 회장은 “연준이 시장에 일종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며 “투자자들은 이를 ‘달러 약세와 상품 강세가 이제는 숨고르기를 할때’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그는 “중간선거에 대한 전망이 나와있는 데다 비교적 양호한 분기실적들이 발표되고 있어 이번 매도세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미국 증시는 개장 직전 나온 미국의 9월 내구재 주문이 전월 대비 3.3% 증가했지만 항공기를 제외한 비 군수용 자본재 주문이 0.6% 감소한 것으로 드러나자 실망감으로 하락 출발했다.업계에선 컴퓨터 기계류 등으로 구성된 비 군수용 자본재가 기업들의 투자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본다.그러나 장 마감을 앞두고 미 달러화 강세가 한풀 꺾이면서 기술주 등이 약진하자 낙폭이 줄어들었다.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은 오름세로 전환됐다.

종목별로는 순익이 9.2% 감소한 유통회사인 월풀이 4.1% 하락했으며,통신업체인 스프린트넥스텔은 2006년 이후 최고의 순고객 증가 소식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 소식으로 10%나 폭락해 눈길을 끌었다.반면 실적호전이 두드러진 반도체통신업체 브로드콤은 12% 올라 기술주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날 국채시장에선 달러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10년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2.721%로 올라 한달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증시 역시 미국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에 대한 실망감이 번지며 이틀 연속 하락 마감했다.범유럽 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0.75% 하락한 264.93으로 거래를 마쳤다.영국 FTSE지수는 1.07% 떨어진 5646.02를,독일 DAX지수는 0.69% 하락한 6568.0을,프랑스 CAC40지수는 0.96% 밀려난 3815.77을 각각 기록했다.다음주 미 연준이 당초 시장이 예상치에 크게 밑도는 5000억 달러의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소프트웨어업체인 SAP와 맥주회사 하이네켄 등 주요 기업의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돈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하이네켄과 SAP는 각각 3.5%와 2.8% 떨어졌다.구리 등 금속가격이 하락하면서 엑스트라타,카작무스,리오 틴토,BHP 빌리턴 등 광업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도이체방크는 3분기 손실이 예상을 밑돌자 상승세로 마감했다.도이체방크의 실적 호재로 프랑스의 BNP파리바와 영국의 로이즈뱅킹그룹 등 금융주는 오름세를 보였다.

이관우/이유정 기자 leebro2@hankyung.com